인생에 있어서 모든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육아도 마찬가지. 그래서 ‘엄마 품 놀이터’의 존재를 많은 엄마들이 알면 좋겠다. 아이와 양질의 시간을 보내고, 평생 가는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다. 어디서? 엄마 품안에서.
KIZMOM 어린이집을 ‘안’보낸다는 것에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많은데요.“어린이집에 안 보내도 괜찮아요”라고 하신 부분에서 용기와 격려를 보았어요.
원초롱 작가(이하 원) 아이에게는 엄마가 꼭 필요한 시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누구도 엄마의 역할을 대신해 줄 수는 없는 시간이죠. 저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함께 지내는 동안 아이와 정말 끈끈하고 깊은 관계를 쌓을 수 있었어요.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도 많이 만들었고요. 그래서 저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소중한 시기를 놓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사실 어린이집이 필수인지 묻는 질문에 정답은 없어요. 엄마가 아이를 위해 찾아가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거든요. 그럼에도 많은 엄마들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 한다고 말해요. 실제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이 더 많고요.
하지만 저는 어린이집 외에도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물론 그렇다고 ‘어린이집을 보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에요. 각 가정마다 상황이 다르니까요. 하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남들이 다 보내니 당연한 것처럼 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필요는 없다는 거예요. 아이의 눈을 보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가 준비되었을 때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을 생각해도 늦지 않아요.
원초롱 작가는 ‘엄마 품 놀이터’의 특징으로 자유, 몰입, 즉흥, 소통 네 가지를 언급했다.
KIZMOM ‘엄마 품 놀이터’의 네 가지 특징 중 1순위에 두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원 자유, 몰입, 소통, 즉흥 모두‘엄마 품 놀이터’의 중요한 특징이에요.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자유’라고 말하고 싶어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다 아실 거예요. 엄마가 시켜서 하는 것은 아이에게 즐거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을요. 하지만 아이가 자유롭게 놀이를 하거나 책을 읽을 때 혹은 무언가를 만들어낼 때 자연스럽게 몰입과 즉흥을 경험할 수 있어요. 그 과정에서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요.
엄마 품 놀이터의 주인공은 언제나 아이예요. 주인공인 아이가 자유롭게 놀고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해 주면 돼요. 그러면 아이는 스스로 놀면서 배울 수 있거든요. 그렇게 아이는 성장하더라고요.
KIZMOM 고안하신 ‘엄마 품 놀이터’에 확신을 얻었던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원 아이의 말과 행동의 변화를 보면서 제가 선택한 길이 맞다는 확신을 얻었어요. 어린이집에 등원할 때면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던 아이가 안정을 되찾았거든요. 그러면서 초롱초롱한 눈빛, 넘치는 에너지, 밝은 미소를 보이던 원래 모습으로 바뀌었고요. 한번은 아이가 저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어요.
"엄마는 내 친구예요"
"나는 엄마 품이 좋아요"
"엄마, 이렇게 해 줘서 고마워요"
아이의 이 말을 들었을 때 너무나 가슴 벅찼어요. 어린이집 퇴소를 결정하고, 홈스쿨링을 하기까지 힘들었지만 아이가 해준 말에 모든 어려움을 다 잊을 수 있었고 힘이 났어요.
KIZMOM ‘엄마 품 놀이터’가 아이에게 어떤 존재로 남기를 바라나요?
원 ‘평생 언제 이런 사랑을 경험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는 아이들에게, 아이들은 저에게 넘치는 사랑을 주고 있어요. 이 사랑이 아이의 마음에 영원히 남기를 바라요. 언제든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충만한 사랑이 담긴 따스한 추억으로 말이에요. 그리고 앞으로 마주하게 될 수많은 어려움과 고민 앞에서 이 사랑이 아이들을 단단히 설 수 있게 하는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라요.
KIZMOM 작가님의 자녀들이 가장 좋아하는 ‘엄마 품 놀이터’소재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원 저희 아이들은 놀잇감을 직접 만들어서 갖고 노는 것을 좋아해요. 마라카스나 북, 하프, 탬버린 등 악기를 만들기도 하고, 옷을 만들어 입기도 해요. 딸아이가 좋아하는 마법봉, 왕관, 목걸이도 만들며 놀고요.
저희는 특히 재활용품을 많이 사용하는데요. 박스로 기차도 만들고, 플라스틱 병으로 볼링놀이도 해요. 이때 모양이 예쁘지 않고, 완성도가 떨어져도 저는 가능한한 아이가 직접 만들도록 하는 편이에요. 그래야 진짜 놀이니까요.
놀이 운동가 편해문 선생님의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라는 책에 비석치기 이야기가 나와요. 어렸을 때 비석치기 놀이를 했던 기억이 떠오르시나요? 비석치기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석을 찾고 다듬는 과정이에요. 그래서 비석치기를 할 때 나의 비석이 쓰러지면 마치 내가 맞은 듯한 마음이 들죠. 그만큼 정성을 쏟았거든요. 이처럼 아이가 직접 놀잇감을 만들고 그것에 애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모든 과정이 놀이예요. 실제로 저희 아이들은 직접 만든 놀잇감은 더 아끼고 소중히 여겨요. 비싼 장난감보다 훨씬 오래 가지고 놀죠.
이번에는 유아 음악 교육에 관해 물었다. 저자는 음악교육으로 서울대학교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초등학교 교사 및 음악치료사로서 10년간 일했다.
KIZMOM 부모가 음악을 즐기지 않는 편일 때, 아이 음악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원 음악 감상만이 음악 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아니에요.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할 수도 있지요. 음악에 소질이 없어도 누구나 좋아하는 노래는 흥얼거리며 부르잖아요.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기도 하고요. 그렇게 삶 속에서 음악을 즐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음악교육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정확한 음을 소리 내고, 곡을 완벽하게 연주하는 것이 음악교육의 목표가 아니에요. 음악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음악을 통해 자신의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쉬운 것부터 해 보세요.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사운드북에서 나오는 노래를 아이와 함께 불러보세요. 노래에 맞춰 간단한 리듬 악기를 연주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KIZMOM 아이가 특정 음악에만 관심을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원 저희 아이는 좋아하는 음악이 있으면 계속 그 음악만 틀어달라고 해요. 그래서 하루 종일 같은 음악만 듣는 날도 많아요. 엄마나 아빠 입장에서는 힘든 일이지만, 아이에게는 음악을 듣고 소화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것 같더라고요. 시간이 흘러, 아이가 여러 번 들었던 그 노래를 혼자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나온 리듬이나 선율을 악기로 연주하며 기억하더라고요.
아이가 특정 곡이나 음악 장르에 관심을 보일 때가 음악에 빠져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음악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아이가 관심을 보이면 그 분야를 반복해서 심층적으로 다루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어요.
또한 아이가 다양한 음악의 세계를 만나게 해 주는 것도 중요해요. 그렇기에 가끔씩 새로운 음악을 제시해주는 것도 필요해요. 이를 위해 엄마나 아빠가 연주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차를 타고 이동할 때나 밥을 먹을 때, 잠자리 등 편안한 시간에 들려주면 아이는 음악을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KIZMOM 음악교육전문가로서 아이에게 들려주기 좋은 곡을 추천해주세요.
원 아이는 구체적인 사물이나 대상을 떠올릴 수 있는 곡을 들으면 음악에 더 흥미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요. 예를 들어,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를 들으며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어요. 동물의 특징을 생각하며 음악을 감상하고, 동물 흉내를 내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지요.
모차르트의 ‘작은별 변주곡’이라고 불리는 ‘아 어머님께 말씀드리죠’ 주제에 의한 12개의 변주곡 K.265도 아이들과 감상하기 좋아요. 누구나 다 아는‘반짝반짝 작은 별’의 멜로디를 다양하게 변주해서 연주하는 곡인데요. 변화된 부분을 찾고,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표현해 보는 시간을 아이와 가져보세요.
판소리도 아이들이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어요. 창작 판소리 ‘토끼와 거북이’는 아이들이 잘 아는 토끼와 거북이 내용이 나와서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창과 아니리(말)가 현대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지요.
KIZMOM 키즈맘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향후 계획도요!
원 유아기에 한글이나 영어 공부를 많이 시키잖아요. 영어 유치원에 가는 아이도 있고요. 저는 이런 학습 또한 아이의 때에, 아이에게 맞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급해하며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을 다 시키려 하지 않고, 아이의 때를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아이마다 효과적인 학습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이제 아이의 학습과 관련된 책을 쓰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새로운 책과 함께 다시 만나 뵙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도서 : 어린이집 대신 완벽한 엄마 품 놀이터 365일 걱정 없는 홈스쿨링 레시피 / 글 원초롱 / 체인지업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2-05-18 13:39:16
수정 2022-05-18 13:4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