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약품에 속하는 독감치료제가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의사 처방도 없이 배포돼 대한약사회가 반발했다.
17일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충북 제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맛있는 소아용 독감치료제'를 아이들을 통해 각 가정에 나눠주겠다는 메시지를 학부모들에게 전송했다.
이 메시지에는 약품 사진이 첨부돼 있었는데, 해당 약은 코오롱제약의 '코미플루'(성분명 오셀타미비르인산염)이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이 사건은 학부모 중 한 사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물을 올리면서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학부모는 "어린이집에 문의한 결과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나눠줬는데 원치 않으면 안 받으면 된다'는 무책임한 소리를 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보건소 등에도 이 문제를 알렸고 곧 어린이집으로부터 '독감치료제 배부 취소 안내' 공지를 받았다고 했다.
코오롱제약 코미플루는 '타미플루'로 잘 알려진 독감 치료제와 성분이 동일한 복제약이다. 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며 인과관계는 분명하지 않지만 부작용으로 경련이나 과다 행동, 환각, 초조함, 떨림, 인지기능 저하 등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약사회 관계자는 "학부모를 중심으로 문제가 제기돼 현재는 약품의 배포가 중단된 상태"라며 "회사에도 기부 의약품의 조속한 회수 등 긴급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약사회는 제약사와 기부단체, 어린이집 등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위법행위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될 경우 고발 조치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의약품을 기부할 때는 의사나 약사 등 전문가에 의해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부 및 투약 시스템 개선을 관련 부처에 요구할 계획이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