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욕매거진 캡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결혼을 약속했던 우크라이나 커플이 군복을 입고 결혼식을 올렸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거진 등 외신에 따르면 아나스타시아 모키나(24)와 뱌체슬라프 코크류크는 지난 7일 키이우의 한 공원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아나스타시아는 하얀 웨딩드레스 대신 군복을 입었고 어깨에는 소총을 둘러맸다. 남편 뱌체슬라프 역시 군복 차림이었다.
5년간 교제해 온 두 사람은 키이우에 사는 평범한 연인이었다. 바쳬슬라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약 2주 전 청혼했다.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프로그래머였던 뱌체슬라프가 군의관이 되기로 결심했고 두 사람은 멀리 떨어지게 됐다.
뱌체슬라프가 키이우에 잠시 돌아왔을 때 이들은 서둘러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결혼식 준비를 할 시간이 하루밖에 없었지만, 많은 이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두 사람ㄹ은 결혼식장에 도착해 사진을 찍고, 결혼증명서에 서명한 뒤 샴페인 한 잔만 마신 뒤 피로연을 가졌다.
결혼식에는 전우, 인근에서 봉사하던 친구, 오랜 지인 등 많은 사람이 참석했다. 모두 남성 하객으로, 유일한 여성 하객은 아나스타시아의 가장 친한 친구 뿐이었다.
아나스타시아 아버지를 제외한 가족들은 참석하지 못했고, 대신 영상통화로 함께 했다. 아나스타시아는 "엄마가 많이 울었다"고 전했다.
부부는 하루 쉰 뒤 다시 전장으로 돌아갔다. 아나스타시아는 "우리가 쉬는 동안 누군가는 더 열심히 일해야 하므로 휴가를 요청하지 않았다"며 "신혼여행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은 끝날 것이고 우린 반드시 승리할 것" 이라며 "파괴된 모든 것을 재건하고, 수백만 명이 정상적인 삶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나스타샤는 "(우크라이나) 승리 후에도 총기 허가를 받고 훈련을 계속하고 싶다"며 "이 전쟁이 끝나기 전까진 언제 (러시아) 군인들이 우리를 죽이러 올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 부부는 자녀 대신 반려견을 키우기로 했다. 이들 부부는 "자녀를 낳고 싶지만, 자유롭고 독립적인 국가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2-04-20 10:26:45
수정 2022-04-20 10:2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