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 완치 후 1년 안에 당뇨병 진단을 받을 위험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보다 40%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ABC뉴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VA 세인트루이스 의료시스템 지야드 알-알리 박사팀은 의학저널 '랜싯 당뇨병 & 내분비학'(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서 미국 보훈부의 환자 데이터를 통해 2020년3월1일∼2021년9월30일 코로나19로 확진된 18만1천 명과 같은 기간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410만 명을 비교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확진자의 당뇨병 위험이 40% 증가한다는 것은 완치자 100명 중 한 명이 당뇨병 진단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ABC 뉴스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7천950만 명이기 때문에 이 연구 결과는 코로나로 인해 당뇨 환자가 79만5천 명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전했다.
알-알리 박사는 "이 결과는 코로나19가 건강에 급성 영향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평생 겪어야 할 장기적인 건강 문제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받아들이기 불편한 결과"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처음에는 당뇨병 위험 증가가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비만 같은 당뇨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데이터를 분석했으나 결과는 모든 코로나19 확진자 그룹의 당뇨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알-알리 박사는 "당뇨병 위험 증가는 흑인과 백인, 젊은 층과 고령층, 남성과 여성에서 모두 명백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당뇨병 위험 요소가 전혀 없는 사람들도 당뇨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당뇨병에 걸린 사람들은 99% 이상이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됐다.
가장 흔한 형태의 당뇨병인 제2형 당뇨병은 세포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내성을 갖게 돼 발생하는 것으로, 인슐린 생성이 전혀 또는 거의 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과는 다르다.
이 연구가 코로나19가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제시한 첫 사례는 아니다.
앞서 독일 뒤셀도르프 하인리히 하이네 대학의 라이프니츠 당뇨 연구센터 연구진도 지난주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들은 제2형 당뇨병 위험이 28%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코로나19가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이론이 제기됐지만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한가지 이론은 코로나19가 인슐린 분비와 민감성을 훼손하는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코로나19가 인체 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생태계) 구성과 기능에 장애를 일으켜 당뇨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알-알리 박사는 당뇨병 위험을 줄이는 최선책은 먼저 백신을 접종해 코로나19 감염을 막는 것이라며 코로나19에 걸렸다면 지나친 갈증이나 잦은 소변 같은 당뇨병 징후가 나타나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뇨 징후를 몇 년간 방치하면 훨씬 더 심각한 건강상 문제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나타나는 징후들을 살펴서 당뇨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해 싹을 자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