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겪는 우울증은 항우울제를 복용해도 사라지지 않아 임신 기간과 출산 후까지 남아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등장했다.
임신한 여성의 약 5분의1은 생리학적, 사회심리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우울증과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의대 정신의학·산부인과 전문의 캐서린 위스너 박사 연구팀이 임신 여성 8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향적 추적 관찰 코호트 연구'(prospective longitudinal observational cohort study)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UPI 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이들이 진행한 연구 참가자는 평균 연령이 34세, 백인이 90%, 연구 시작 때 평균 임신 14주였다.
이 중 29%가 신세대 항우울제인 선별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를 복용하고 있는 상태였다.
연구팀은 출산 시점까지 4주 간격으로, 출산 후에는 6주, 14주에 이들의 우울증 중증도를 추적 검사했다.
그 결과 아주 경미한(minimal) 증상이 유지된 여성은 18%에 불과했고 50%는 가벼운(mild), 32%는 임상적 증상을 보였다.
임상적 증상이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만큼 증상이 심한 경우를 말한다.
일부 여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울증을 더 심하게 겪기도 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항우울제 복용으로도 증상이 가벼워지지 않을 경우 스트레스 관리, 명상의 일종인 마음 챙김(mindfulness) 같은 추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임신 중 항우울제를 복용한 여성들은 과체중, 편두통, 갑상선 장애, 천식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임신 전 난임을 겪은 사례가 많았다.
특히 임신 전 식이장애(eating disorder)를 경험한 여성은 우울증이 더욱 악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결과는 임신 중 우울증은 임신 기간과 출산 후까지 지속해서 모니터하며 증상에 적합한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임신 중 우울증을 방치하면 임신 여성은 우울증이 악화하고 조산, 제왕절개 출산 위험이 커지며 출산 후에는 아기와의 모성 유대관계가 손상될 수 있고 출산한 아이는 발달장애를 겪을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정신의학협회(APA: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학술지 '정신의학 연구와 임상 진료'(Psychiatric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최신호에 소개됐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