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 일어난 후 우울증 환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울감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어 더욱 관심이 필요하다. 우울증은 성인에게서 주로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그동안 미국 내에서도 어린이와 청소년 우울증 환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 심각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또래 친구들과 대화하며 마음건강 챙기는 시간이 부족한 요즘 학생들은 코로나 후유증보다 우울증이 더 막막하고 두렵다. 어수선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른바 청소년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어린이 및 청소년 우울증의 현황과 치료법에 대해 살펴보자.
우울증 현황
어린이 청소년 우울증은 드물게 나타나는 질환이 아니다. 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 중 최대 3%, 청소년의 8%가 우울증을 겪는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 우울증은 10세 이하 남아에게 흔히 나타나고 16세 정도가 되면 역으로 여자 아이들의 발병빈도가 높아진다.
또 전문가들은 청소년에게서 '조울증'이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데, 조울증이란 기분이 들뜬 상태인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정신질환이다. 이 같은 조울증은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나 강박 신경 장애(OCD) 또는 행동 장애(CD)와 함께 발생할 수 있으며 이들 질병으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고 방치되는 경우도 있다.
취약한 경우
전문가들은 가족력이 있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우울증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우울증을 앓는 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일찍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또 가족 관계가 복잡하고 가정 내 갈등이 있는 경우, 술이나 마약을 남용할 경우에도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 우울증과의 차이점
어린이나 청소년은 성인과 달리 우울증을 겪는 중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성인 우울증의 경우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고 모든 일에 대한 의욕을 잃어버리지만 어린이나 청소년은 선택적으로 흥미가 생기는 활동과 그렇지 않은 활동을 나누어 즐긴다. 이 때문에 부모들은 더욱 더 자신의 자녀들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 조차 파악하지 못하기도 한다.ㅇ
이때문에 이들의 우울증은 ‘가면 우울증’(masked depression)이라고도 불린다. 마치 가면을 쓴 것 같이 행동한다는 뜻이다. 전형적인 우울증이라면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거나 얼굴에 그늘이 보이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평소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던 아이가 갑자기 짜증을 심하게 내거나 부모에게 대드는 등 ‘돌발행동’을 하게 된다. 심하면 아주 난폭하게 행동하고 탈선과 비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우울증 위험신호
부모들이 자녀의 우울증을 알아차릴 만한 몇 가지 신호가 있다.
▲행동이 느려지고 말수가 줄거나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 하고 ▲학교 성적이 계속 떨어지고 ▲갑자기 배나 머리가 아프다고 말하며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되고 ▲자신을 비하하는 말을 종종 하며 ▲죽고 싶다는 말을 한다면 아이의 우울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
다양한 연구들에 의해 우울증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어린이 우울증을 가볍게 둘 수 없는 이유는, 성인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거의 괜찮아진 것처럼 보이다 나중에 다시 발생할 수 있고 종종 신체적 증상과 동시에 찾아오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하나의 의료문제로 볼 때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가 잡힌다. 경미하거나 중간 수준의 우울증에는 상담치료만으로도 효과가 좋고, 극심한 우울증인 경우 약물치료와 병행한 상담치료가 필요하다.
우울증은 나중에 더 심각한 정신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한 관찰을 통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아주 중요하다.
특히 어린이 우울증은 자칫 빠른 시간안에 아이를 피폐해지게 만드는 심각한 질병이라는 점에서 부모가 큰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아이에게서 우울증 증세가 보일 때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부모의 관심과 칭찬, 사랑은 아이의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부모들은 자칫 아이 인생에서 큰 오점이 남을 수 있단 우려 때문에 자녀에게 우울증이 있단 사실조차 인정하기 어려워 한다. 하지만 이는 치료시기를 놓치는 실수를 일으킨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우울증을 바르게 이해하고 치료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부모가 먼저 이해할 때 자녀가 육체적·정신적으로 더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