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맘스터치 개미투자자이면서 동시에 맘스터치 햄버거를 즐겨먹는 소비자였다. 그런데 얼마 전 맘스터치가 자발적 상장폐지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혹시나 투자자들에게 손해가 오지 않을까 우려해서였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맘스터치가 20일 자진 상장폐지를 선언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회사측이 소액주주 주식을 공개 매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맘스터치는 20일 17.88% 오른 61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맘스터치는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자사주를 제외한 잔여 지분 15.80%(1608만주)를 20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가격은 6200원으로, 맘스터치는 자발적 상장폐지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대주주가 상장 주식의 95% 이상을 확보하게 되면 상장폐지가 가능하다. 맘스터치는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지분 67.49%를 보유하고 있고, 맘스터치가 자사주 16.71%를 보유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자진 상장폐지가 진행되더라도 상장폐지 이후 6개월간 이번 공개매수와 동일한 가격에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매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맘스터치는 지난 2016년 스팩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상장명은 해마로푸드서비스였고, 맘스터치를 창업한 정현식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12월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에 회사를 매각했다. 회사는 2021년 3월 맘스터치앤컴퍼니로 상호를 변경했다. 자진 상장폐지에 성공하게 되면 6년 만에 다시 비상장사로 되돌아가게 된다.
케이엘앤파트너스 입장에서는 맘스터치가 상장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실적 등이 공개되자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일방적인 원재료 가격 인상 등에 반발해 가맹점주협의회를 만들었다. 그런데 회사측이 이를 주도한 상도역점장에게 가맹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원부자재 공급 등을 중단하면서 법정다툼으로까지 이어졌다. 맘스터치는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맘스터치의 누적 매출액은 2216억8646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2억4498만원으로 53.9%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맘스터치매장수는 1352개로, 6대 햄버거 브랜드 가운데 1위다. 향후 맘스터치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생길 잡음을 막기 위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맘스터치 측은 상장 폐지 이유에 대해 “공개 매수자(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회사의 상장 폐지를 통해 대상 회사(맘스터치) 경영 활동의 유연성과 의사 결정의 신속성을 확보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장사라 (부정적인) 보도가 나올 경우 가맹점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외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장 폐지를 진행했다”고 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2-01-21 10:47:45
수정 2022-01-21 10:4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