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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안해도 할부금 내라' 스마트 학습지 주의
입력 2022-01-06 09:50:22 수정 2022-01-06 09: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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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학습이 늘어나면서 태블릿 등 기기를 사용해 온라인으로 학습하는 스마트 학습지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스마트 학습지는 계약 기간 내 해지할 경우 과다한 위약금을 물어야 하거나, 중도 해지가 불가능한 상품도 있어 학부모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작년 4월 두 자녀를 키우는 A씨는 B사와 스마트 학습지 계약을 체결했다. 조건은 태블릿 기기와 교재 등으로 학습하며 매월 약 19만원씩 36개월간 납부하는 것이었다.

A씨는 "계약 체결 당시 영업직원은 담당 교사가 직접 방문해 지도해줄 것이라고 했고, 두 자녀를 위해 태블릿 기기 두 개를 구매하려면 부담이 되니 중고 기기 한 대를 무상으로 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하지만 이런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7개월 뒤 A씨는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어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회사에 문의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A씨가 계약한 학습지는 약관에 따라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며, 따라서 콘텐츠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남은 할부금 550만원을 계속 내야한다는 것이었다.

A씨는 "계약 당시 휴대폰으로 계약서 링크를 보내, 동의란에 체크하도록 한 것이 전부"라며 "중도해지가 되지 않는 상품이라는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또 "이처럼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고 적용하는 건 불공평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중도 해지가 불가하다는 약관 조항이 전자계약서에 표기돼있었고, 계약서 발송 이후 상담원이 이 점을 한번 더 전화로 안내하고 있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는 적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지난해 개설된 온라인 카페 '학습지 피해자 모임'에는 A씨처럼 B싸와의 스마트 학습지 계약을 체결한 뒤 중도해지를 거부당해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모여있다. 이들이 계속해서 내야하는 할부금은 수백만원에서 1천만원 대 사이다.

A씨와 마찬가지로 중도해지를 거부당한 소비자 C씨는 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일반적인 학습지 구독 계약은 '방문판매법'에 따라 '계속거래'(1개월 이상에 걸쳐 지속적으로 또는 부정기적으로 재화 등을 공급하는 계약)에 해당하므로 계약 기간 중 언제든 해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B사는 A씨와 C씨가 계약한 상품이 콘텐츠와 교재를 소비자에게 일시적으로 일괄 공급하는 '일시거래' 상품으로, 계약 즉시 콘텐츠에 대해 무제한 이용권과 교재 소유권을 보유하게 되므로 중도 해지가 제한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소비자원의 판단은 달랐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콘텐츠와 교재가 일시에 제공되더라도 커리큘럼에 따라 단계별로 학습이 이뤄져 총 5년 6개월이 소요되는 과정으로, 학습 성취도에 따라 그 기간을 단축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일시 또는 단기간(1개월 미만)에 학습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이 상품을 '계속거래'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중도 해지를 제한한 약관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업체는 약관이 적법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위원회의 조정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아 조정을 신청한 C씨도 구제받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결정은 강제력이 없다. 따라서 한쪽 당사자가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피해 구제를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

B사 측은 "계약과정을 면밀히 검토해 무리한 영업방식 등 당사의 과실이 있는 것으로 판명될 경우에는 적극 합의에 임해 고객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다만, 정상적으로 체결된 계약에 대해 단순히 고객 변심으로 해지해 달라는 사안의 경우 소비자원의 조정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2-01-06 09:50:22 수정 2022-01-06 09:50:22

#스마트학습지 , #온라인 , #태블릿 , #학습지 ,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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