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콜린(비타민B 복합체)을 충분히 섭취하면 자녀의 취학 연령까지의 주의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임신한 여성이 풍부한 양의 콜린을 섭취하면 태아의 신경을 보호하고 인지 기능 손상을 완화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신경 발달을 저해하는 요소는 태아기 알코올 노출과 산모의 스트레스, 자폐증, 간질, 다운 증후군 등으로 나타났다.
미국 코넬대의 바버라 스트럽(Barbara J, Strupp) 영양학 교수팀의 이같은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28일 미국 실험생물학학회 연합회(FASEB) 저널에 논문으로 기재됐다.
콜린(choline)은 레시틴 등 인지질의 구성 성분으로, 간의 중성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효과로 잘 알려져 있다.
콜린은 동식물계에 광범위하게 존재하지만 특히 난황(알의 노른자위), 붉은색 식육, 생선, 콩, 십자화과 채소류 등에 많이 포함돼있다.
하지만 임신부에게 섭취가 권장되는 태아기 비타민에 콜린은 들어 있지 않아, 임신부 90% 이상이 권장량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콜린을 섭취하고 있다.
논문의 공동 수석저자인 스트럽 교수는 "임신 기간에 섭취하는 표준 비타민에 콜린을 추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이전에도 동물실험을 통해 임신부의 콜린 섭취 증가가 장기적 관점에서 자녀의 주의력, 기억력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낸 바 있다.
또 콜린을 충분이 섭취하면 알츠하이머병 유전자(APOE 4) 보유자의 뇌세포 손상이 반전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었다.
스트럽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취학 연령인 만 7세 자녀들을 대상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인 주의력 개선 효과를 추적했다.
유사한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처럼 자녀의 취학 시기까지 조사한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임신부와 자녀를 두 그룹으로 나눴는데, 임신 기간 중 후반 3개월 내내 권장량(하루 450mg)을 약간 초과하는 480mg의 콜린을 섭취한 그룹과 권장량의 두 배를 초과한 930mg의 콜린을 섭취한 그룹으로 분류했다.
480㎎을 섭취한 여성의 자녀는 만 7세가 됐을 때 지속적 주의력이 있어야 하는 테스트에서 시종일관 정확도가 낮게 나타났으며, 930㎎ 섭취 여성의 자녀는 같은 테스트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보여줬다.
이는 이전에 암컷 생쥐와 태어난 새끼를 대상으로 콜린 섭취의 주의력 개선 효과를 실험했던 연구 결과와 유사했다.
공동 수석저자를 맡은 같은 대학의 리처드 캔필드 교수는 "임신 기간에 섭취한 콜린이 자녀의 유아기 인지 발달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걸 시사한다"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결론적으로 자녀의 인지 기능을 더욱 높이려면 임신 기간에 콜린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이를 위해 임신부의 콜린 보충을 권장하는 가이드라인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행 가이드라인은 남성의 간 기능 이상을 예방하는 데 필요한 콜린 섭취량을 반영한 것으로, 1998년에 제정된 후 바뀌지 않았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