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아파트 주민이 경비원에게 차량 대리주차나 택배 개별세대 배달 등의 일을 시키는 것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고 지자체의 시정명령을 무시하는 아파트 주민은 최대 1천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근무하는 경비원이 경비 업무 외에 수행할 수 있는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는 내용 등을 담은 새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을 19일 공포했다.
경비업법은 공동주택 경비원에게 경비 업무만 허용하고 있으나 경비원들의 실제 업무 등 현실과 맞지 않고 오히려 일부 단지에서는 경비원들이 허드렛일에 시달린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당정은 지난해 공동주택관리법을 개정해 경비원이 예외적으로 더 할 수 있는 일을 시행령에 명확히 정하도록 했다.
개정 시행령은 경비원이 고유의 경비 업무 외에 할 수 있는 일로 낙엽 청소, 제설작업, 재활용품 분리배출 정리·감시, 위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차량 이동조치와 택배·우편물 보관 등의 업무로 한정했다.
국회와 관계부처, 노동계, 주택관리사 등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이들 업무는 공동주택 경비원이 아파트 관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이 외의 일은 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원에게 시킬 수 없다.
도색·제초 작업, 승강기·계단실·복도 등 청소 업무와 각종 동의서 징수, 고지서·안내문 개별 배부 등 관리사무소의 일반사무 보조 등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대리주차와 택배물품 개별 세대 배달, 개별 세대 대형폐기물 수거·운반 등 개별세대 및 개인 소유물 관련 업무도 경비원이 할 수 없다.
경비원이 시행령에서 정한 업무를 모두 수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별 여건을 고려해 경비업 도급계약서나 근로계약서 등에서 정한 업무를 하면 된다.
거꾸로 근로계약서에서 경비원에게 시행령이 정한 범위 외의 일을 맡기는 내용을 넣었다고 해도 경비원은 시행령이 허용한 업무만 할 수 있다.
입주자대표회의와 입주자, 관리주체 등은 경비원에게 허용된 범위 외의 업무지시를 할 수 없다.
위반 시 경비업체는 경비업 허가가 취소되고, 입주자 등에겐 지자체의 시정명령이 내려지고 미이행 시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감사 선출방법도 직선으로 일원화된다. 기존 500세대 미만 단지는 원칙적으로 간접선거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대표성에 한계가 지적돼 왔다.
지자체의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에 간접흡연에 관한 사항도 추가됐다.
관리규약 준칙에는 아파트가 입주민이 간접흡연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등의 선언적인 내용이 들어가고, 개별 아파트 관리 준칙에도 이런 내용이 반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파트 경비원의 업무 범위는 여러 주체가 함께 논의하고 한발씩 양보해 결정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제도개선으로 경비원의 처우가 개선되고 입주민과의 상생문화가 자리 잡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1-10-19 13:26:39
수정 2021-10-19 13:2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