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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초교, '과밀학급' 해소 위해 실거주 명단 공개하려다 뭇매

입력 2021-10-11 18:29:01 수정 2021-10-11 18: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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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 당 학생 수가 넘치는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가 학구 위반 명단을 공개하려다 사생활 침해 논란을 일으켜 철회했다.

강남구에 위치한 A초등학교는 지난달 6일 과밀학급을 해소하고자 전교생 실거주지 조사를 시작하겠다는 가정통신문을 전달했다.

이 학교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지난 3월을 기준으로 33.1명이엇고, 2~4학년은 34~36명이다. 현재 과밀학급 기준인 28명보다 평균 5명이 더 많은 셈이다. 인근 아파트 재건축이 완료되는 시점인 내년에는 학생 수가 더 늘어나 40명에 육박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 A초교는 학생들의 주민등록등본 제출을 요청하고, 학군이 아닌 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에게 전학을 권고하겠다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이어 "본교 실사단 점검 때 집을 보여주기를 거부했던 집은 실사단 재방문 후 실거주가 아닌 경우 학부모를 면담하고 전학을 권고하겠다"며 "전학을 권고받았음에도 전학을 가지 않을 경우 학교 홈페이지에 학구 위반 명단을 공지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조치는 학부모들의 반발을 일으켰다. 결국 A초교는 일주일이 지난 지난달 17일 사생활 침해를 우려해 증빙서류를 받지 않기로 결정하고, 학생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학구 위반 명단 공지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A초교는 가정통신문에서 "담임 선생님께 이미 제출된 주민등록등본은 가정으로 반환 또는 학교 자체적으로 파기하겠다"면서 사과문을 보냈다.

학부모 B씨는 "전학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하는 건 결국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인권을 가르쳐야 할 학교가 오히려 인권을 침해하는 꼴"이라고 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A초교를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 관계자는 "현재 관련 진정 여러 건이 접수돼 있다"며 "담당 조사관을 배정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A초교는 앞서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이동형 임시 교실 '모듈러 교사' 설치를 추진했다가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추진 과정에서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현재 학교 측으 모듈러 교사 설치를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1-10-11 18:29:01 수정 2021-10-11 18:29:23

#과밀학급 , #실거주 , #강남 , #초교 , #가정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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