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2일(현지시간) 한국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다. UNCTAD가 설립된 1964년 이래 개도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가 변경된 국가는 한국이 처음이다.
UNCTAD는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제68차 무역개발이사회 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컨센서스(의견 일치)로 지위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태호 주제네바 한국 대표부 대사는 "UNCTAD에 대한 한국의 참여에 있어 역사적인 이정표"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무역의 역할을 언급하지 않고는 오늘날 한국의 발전을 설명할 수 없다면서 이번 지위 변경이 "'무역은 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한 도구'라는 UNCTAD의 격언을 진정으로 증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 많은 국가들이 무역과 개발의 긍정적 시너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UNCTAD 내에서의 기존 개발 기여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사는 68차 이사회의 둘째 날이었던 지난달 22일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여섯 번째로 큰 '무역을 위한 원조 공여국'으로, 다른 OECD 공여국과 함께 UNCTAD에서 참여를 더욱 더 제도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지위 변경 의사를 밝혔었다.
이번 지위 변경에 대해 주제네바 파키스탄 대표부 대사는 개도국 그룹 중 아시아·태평양 그룹을 대표해 "한국이 여러 그룹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주기를 희망한다"며, EU 역시 한국의 선진국 그룹 포함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UNCTAD는 창설 결의에 따라 공식적으로 아시아·아프리카 등 주로 개도국이 포함된 그룹 A와 선진국의 그룹 B, 중남미 국가가 포함된 그룹 C, 러시아 및 동구권의 그룹 D 등 4개 그룹으로 구성된다.
그간 한국은 그룹 A에 포함됐으나, 이번에 그룹 B로 지위가 바뀌었다.
한국의 영입으로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31개국이 속해 있던 그룹 B는 32개국으로 늘어났다.
UNCTAD는 개도국의 산업화와 국제 무역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 정부간 기구로, 무역 및 개발에 관한 정책 연구와 개도국 대상 기술 협력 등을 지원하고 있다.
회원국은 총 195개국이며, 한국은 1964년 3월 가입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