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교사가 술에 취한 채 학생들의 엉덩이를 때리고 학생들 간 폭행을 부추기고 방조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정문식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아동 유기·방임,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A(32)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강원도 한 고교의 심화 동아리를 지도하던 교사로 지난해 9월 술을 잔뜩 마신 상태로 1학년 학생 B(15)군과 C(15)군의 엉덩이를 10회씩 강하게 내리쳤다.
이유는 B군 등 1학년 학생들이 전국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2학년 선배들을 위해 만든 필기 예상 문제지의 문제와 답안을 잘못 작성했다는 것이었다.
예상 문제에서 5개를 틀렸다며 2학년인 D(16)군의 엉덩이를 다섯 차례 세게 때리기도 했다.
이 외에도 D군이 실습실에서 후배인 B, C군 등 3명을 때리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도 "군대에서 배웠는데 한번 때리면 마비되는 부분을 안다. 여기를 때려야 더 아프다"고 부추기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B군 등이 공구 세척과 세팅을 늦게 했다며 엉덩이를 때리고, 수학 문제를 풀지 못했거나 작업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정 판사는 "교사임에도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지른 데다 범행 횟수가 많고, 범행 기간이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있으며, 피해가 적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10대가 아닌 3대만 때렸다'거나 '혼잣말로 욕설했다'는 등 A씨의 주장에는 "과연 재범을 억제할 정도의 진지한 반성을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정 판사는 "다만 D군이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점과 1학년 피해자들도 A씨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 A씨가 전과가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