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오염수 대책을 설명한 일본 후쿠시마(福島) 현 안내 홈페이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사고로 발생한 다량의 원전 오염수를 태평양 바다에 배출하기로 했다.
일본은 자국의 안전 기준을 강화하고 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원전에서 나온 125만t(톤) 이상의 오염수를 바다에 버린다는 결정은 주변국의 반발 및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탱크에 가득 찬 오염수를 방출할 계획을 담은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이 13일 관계 각료 회의에서 결정됐다.
원전 오염수는 배출 전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으로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한다. 하지만 삼중수소(트리튬)는 걸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물을 섞어 삼중수소 해양 배출 안전 기준치 농도의 40분의1 수준으로 만들어 방출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는 배출 기준이 유지되도록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감시를 강화하고 오염수 배출로 인해 '근거 없는 소문으로 인한 피해', 이른바 '후효히가이'(風評被害, 풍평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오염수 해양 방출은 상당한 반발과 우려 속에 추진될 전망이다.
후쿠시마현의 젊은이들로 구성된 단체인 '평화와 평등을 지키는 민주주의 행동'(DAPPE)은 전날 JR후쿠시마역 앞에서 해양 방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일본 시민단체인 '원자력 규제를 감시하는 시민 모임'과 국제환경운동 단체 '에프오이저팬'(FoE Japan) 등은 같은 날 해양 방출 구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본 외에도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 24개국의 311개 단체가 오염수 해양 방출 반대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한국 정부는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향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주변 환경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일본 측의 방류 결정 및 관련 절차 진행 과정을 지속 예의주시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해 지속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날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발표했다.
유엔 전문가들은 11일(현지시간)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로 생긴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출한다는 일본 정부의 결정에 대해 "수용 가능한 해결책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성명에서 "후쿠시마 제1 원전에 남아 있는 오염수는 환경 및 인권에 중대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우리는 일본에 피폭을 방지해야 할 지속적인 의무가 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서 "무엇보다 어린이와 취약 계층의 방사능 노출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또 "오염수가 초래할 위험의 본질과 그 폐기의 영향을 둘러싼 불투명성, 결정 과정에 대한 대중의 참여 부족은 이에 영향을 받을 사람들을 실망하게 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일본은 현재 해양 방류 예정인 원전 오염수를 '처리수(treated water)'로 표기하고 있다. 국내·외 반발이 거센만큼 일본 정부의 올바른 판단이 요구된다.
한편, 미국은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에 대해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사실상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1-04-13 14:34:02
수정 2021-04-13 16:3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