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장기화로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펼쳐지는 도심 연등 행렬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열리지 않는다.
9일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불교계는 통상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전주 금~일요일까지 성대한 행사를 열어 석가모니의 탄신을 기념해왔다.
기념행사의 최대 볼거리는 토요일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연등 행렬이지만 이번에는 열리지 않을 예정이다.
연등 행사는 연등을 든 약 2만 명의 참여자가 동국대를 출발해 종로, 조계사 앞까지 행진하는 장관이 펼쳐져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는 대형 축제이다.
하지만 작년 1월 말 '코로나19' 창궐로 인해 집단 감염을 예방하고자 불교계는 그 해 부처님오신날인 4월 30일 전주로 예정된 연등 행렬식을 한 달 연기했다.
이후로도 코로나19의 기세가 지속되자 연등 행렬은 결국 40년 만에 처음으로 취소됐다.
1980년 '서울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운동 가운데 신군부가 계엄령을 선호하여 그해 연등 행렬을 전면 취소한 바 있다.
불교계는 올해도 코로나19의 4차 유행 위험 등을 고려해 도심 연등 행렬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5월 19일 수요일로, 예정대로라면 같은 달 15일부터 사흘 간 연등 행사가 열려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많은 인파 속 연등을 감상할 수 없다.
대신 부처님오신날 기념 법회는 작게 열릴 예정이다. 5월 15일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가운데 진행되며, 이후 사찰별로 승려와 신도가 연등을 들고 사찰 주변을 걷는 작은 연등 행사가 진행된다.
또 일반적으로 연등 행렬 다음 날 열렸던 전통문화 마당 등 시민 참여 행사는 온라인으로 5월 16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틀 전인 14일부터는 서울 강남 봉은사와 청계천, 우정국로 일대에서 전통등 전시회가 열린다.
조계종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코로나 상황에서 연등회를 예전처럼 진행할 수는 없다"며 "각 사찰에서 방역지침에 맞게 자체적으로 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열렸던 점등식은 이달 28일 시청광장에서 진행하고, 14일~2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내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특별전 '마음과 세상을 밝히는 연등회'가 개최된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