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오는 9월까지 학생 건강검사 표본조사를 실시하는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학생 건강검사를 위해 한 곳에 모이도록 하면, 오히려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에서다.
특히 의료 인프라가 열악해진 요즘같은 상황에서는 학생 건강검사를 할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년 교육부가 실시하고 있는 학생 건강검사 표본조사는 학생의 신체 발달상황·질병 등 현상태를 분석해 체계적인 자료와 신뢰도 높은 학생건강지표를 만든다는 취지의 검사이다.
키와 몸무게, 비만율 등을 측정하고 식습관·수면·음주·흡연 여부 등을 조사하여 이를 토대로 학생건강증진정책을 세우고 있다.
올 해는 전국 학교 2만여 곳 중 1천여 곳을 표본 조사한다.
지역 보건 교사들의 조사 유예 요구, 이해타산 문제로 인해 검사 기관을 찾지 못하는 소규모 학교의 경우 등을 고려했을 때 당장은 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그저 통계자료 작성만을 위한 조사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는 학생 건강에 대한 유일한 통계로, 통계청이 국가승인통계로 정할 정도로 중요한 자료다.
이 통계를 통해 학생 건강에 대한 주요 정책들을 수립하게 된다.
학교보건법 제7조 및 학교건강검사규칙 제11조에 따라 교육부 장관령으로 매년 조사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학교에서 표본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2020년도 전국 학생건강 통계자료가 작성되지 못한 것이다.
올해도 검사를 유예한다면 2년치 자료가 비게 되는 셈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생 신체·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에서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으면 정책을 세우기 어렵게 된다.
이에 최근 국회에서도 코로나19 속 학생 건강에 대한 전수조사 필요성을 찾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학생 건강검사는 통계 작성 외에도 학생 질병을 파악하는 데 목적이 있기에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지역 실정에 맞춰 검사를 미루거나 취소하게 되면 표본이 대표성을 잃어버려 학생건강증진정책 수립에 어려움이 있다"며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알기에 고민이 더 크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검진 기간을 오는 7월에서 9월로 2개월 늘렸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