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국민참여예산' 제도를 통해 도입된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임산부에게 건강한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해 국민 건강과 환경보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시행 중인 이 사업은 시범 사업 11개 지역의 임신부와 출산 후 1년 이내인 산모 8만명을 대상으로 한다.
자격여부를 확인한 뒤 대상자로 확정되면 고유번호가 나오며, 쇼핑몰 회원 가입 및 주문 시 이 고유번호를 입력하면 홈페이지에 노출된 품목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자부담 20%만 부담하면 1인당 연간 48만원 상당의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받게 된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둘째를 출산한 A씨는 이 혜택을 받으려 했다가 마음만 상했다. 현재 여수에 거주 중인 A씨는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물건이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다. 축산물의 경우 달걀, 소고기 국거리로 끝이고 수산물은 미역, 김, 김자반이 전부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A씨는 "무엇보다 친환경 식재료에 정부가 판매가의 80%를 지원해주기는 하지만 애당초 판매가가 너무 높게 책정된 품목이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임신부 친환경농산물쇼핑몰 홈페이지(EcoeMall)에 노출되어 있는 애호박 가격은 개당 4400원이다. 그런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제공하는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애호박 1개는 8일 기준 2016원이었다. 월평균 개당 가격이 최고로 치솟았던 지난해 8월 평균가는 2828원이었다. 이 역시 쇼핑몰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4400원에 훨씬 못 미친다.
물론 시중 유통가를 정확하게 반영해 책정된 품목도 다수다. 홈페이지에서 1만7000원(200g)에 판매 중인 한우 국거리 양지의 경우,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한우 양지 1+등급 소매 평균가가 7991원(100g)이었다. 초록마을 유기수산 재래김과 유기농 돌김자반 또한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동일했다.
이용자들의 편의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운영안도 개선하고 있다. 페이코, 삼성페이, 토스 등 온라인 결제수단을 확대한 것이 그 예이다.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배송 제품 / 독자 제보
그럼에도 해당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에는 배송 문제도 있다. A씨는 "과일을 구매했는데 터져서 왔다. 맘카페에서 다른 엄마들이 후기를 보면 신선도가 중요한 품목임에도 아이스박스가 아닌 종이박스에 배송된 경우도 있더라. 포장 전에 검수를 안하는 경우도 있는지 커뮤니티의 한 엄마는 포장지가 찢어진 제품을 받기도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아직 시범사업 기간이라고 하지만 저출산이 어제, 오늘의 뜨거운 감자가 아닌 만큼 정부가 사업 안정화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1-03-08 15:31:47
수정 2021-03-08 15: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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