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한국소비자원 제공
경사진 바운서, 흔들의자, 요람 등이 수면 중 질식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에서는 최근 15년간 경사진 요람과 관련된 영아질식 사망사고가 73건이 보고되는 등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리콜대상제품확대, 안전 가이드라인 제공 등의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유통·판매 중인 경사진 요람 9개 제품을 시험·조사한 결과, 모든 제품의 등받이 각도가 수면 시 질식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수준이었다고 2일 밝혔다.
성장·발달 초기에 있는 만 1세 미만의 영아는 기도가 상대적으로 좁아 기도 압박, 막힘에 의한 질식사고의 발생 우려가 다른 연령에 비해 높다. 각 국의 정부와 소아 관련 단체에서도 영아의 안전한 수면을 위해 평평하고 딱딱한 표면에서 똑바로 눕혀 재울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경사진 요람’은 평평한 바닥에 비해 목을 가누지 못하는 영아가 상대적으로 쉽게 몸을 뒤집고, 고개를 돌리거나 아래로 떨굴 수 있어 산소 부족을 느끼게 되거나 기도가 막히는 등의 질식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사진= 한국소비자원 제공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경사진 요람’에 대한 별도의 규정을 두어 수면을 제한하고, 등받이 각도가 10도 이내인 ‘유아용 침대’에 대해서만 수면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경사진 요람이 별도 구분없이 유아용 침대로 분류되어 수면에 대한 표시·광고 제한이 없으며, 등받이 각도도 80도까지 허용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경사진 요람 9개 제품의 등받이 각도를 측정한 결과, 14도에서 66도 수준으로 나타나 국내 기준은 충족했지만 수면 시 질식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수준이었다. 더욱이 이중 8개 제품은 수면 또는 수면을 연상시키는 광고를 하고 있어 소비자가 잘못 사용해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영아의 질식사고 예방을 위해 의무표시 사항(사용연령 또는 한계체중, 유아를 내버려 두지 말 것 등의 경고 표시)을 누락한 4개 제품에 대해 시정을 권고했고, 국가기술표준원에는 경사진 요람에서 영아의 수면을 금지하도록 안전기준 강화를 건의할 예정이다.
또한 경사진 요람은 영아의 수면을 위한 제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쇼핑몰, 해외직구·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수면용 제품으로 표시·광고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영아의 질식사고 예방을 위해 수면용 제품으로 표시·광고하는 경사진 요람에 대한 일괄적인 개선 조치를 요청했다.
한국소비자원은 경사진 요람의 사용에 따른 질식사고 예방을 위해 ▲아기가 잠이 들면 적절한 수면 장소로 옮길 것, ▲항상 안전벨트를 채울 것, ▲아기를 혼자 두지 말 것 등을 당부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