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된 이래 바이러스의 근원지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였다는 이유로 동양인을 향한 차별과 혐오가 팽배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IT 기업이 동양인들을 향한 '사이버 괴롭힘'(cyberbullying)이 900% 증가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L1ght'는 최근 트위터 등 온라인 상에서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발언의 증가 추이를 추적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L1ght는 자체 알고리즘을 이용해 인터넷 상의 온라인 괴롭힘, 악성 콘텐츠, 혐오 발언 등 어린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추적, 근절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4월 3일(현지시간)까지 수백만 개에 달하는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10대 채팅 포럼, 게임 사이트 등에 올라온 이미지, 영상, 음성 녹음 파일, 텍스트 등을 종합 분석하여 혐오발언과 악성발언의 증가 추세 통계를 냈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이 발견한 내용을 정리한 보고서에서 L1ght는 "이러한 혐오발언 중 상당수는 중국과 중국인을 대상으로 삼았고, 기타 동양 국가들의 사람들을 향하기도 했다"며 "욕설이 담긴 악성 트윗을 통해 아시아인들이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아시아 혈통인 사람들 전반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주범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적었다.
특히 트위터 등에서는 중국과 코로나바이러스를 관련짓는 해시태그가 등장해 혐오 정서가 확산되는 등, 새로운 혐오 용어들도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Kungflu(쿵플루·'쿵푸'와 독감이라는 뜻의 단어 '플루'를 결합한 합성어), #chinavirus(중국바이러스), #communistvirus(사회주의자바이러스) 등의 해시태그가 코로나19 관련 트윗을 올리는 사용자 사이에 매우 유행하고 있다.
조하르 레브코비츠 L1ght CEO는 "선동가들이 이러한 위기 상황을 이용, 이전에 이런 내용을 접해본 적 없는 어린이 등 네티즌들 사이에 자신들의 혐오를 확산시키는 상황이 매우 염려된다"며 "거대 IT 기업들과 서비스 호스팅 기업들은 온라인 상의 악성 콘텐츠를 필터링할 의무가 있으며, 당장 그러한 책무에 임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이러한 혐오 정서 확산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 몫을 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달 중국 정부가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 우한이 아닌 미군일 수 있다고 주장하자, 트럼프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고의적으로 공식석상에서 '중국 바이러스'라고 일컬은 바 있다.
더 나아가 백악관 관계자가 중국계 CBS 기자의 면전에서 '궁플루'라는 단어를 내뱉은 사실이 알려지며 미국에 큰 파장이 일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러한 발언이 미국 내 아시아인이나 아시아계 미국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위협하는 인종차별 정서를 부추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0-04-06 11:53:12
수정 2020-04-06 11: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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