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공식 선언했다.
그간 WHO는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확산하는 와중에도 전 세계가 '팬데믹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을 뿐, 현 사태를 팬데믹으로 규정하는 데에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다. 그렇다면 이미 세계적 확산이 어느 정도 진행된 현 시점에서야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이유는 무엇일까? 12일 BBC가 팬데믹 선언의 배경을 짚는 기사를 보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팬데믹이라는 용어 사용의 이유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일부 국가들의) 두려운 수준의 무대책" 때문이라고 밝혔다.
'팬데믹'의 정의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심각하고 지속적인 사람 간 전염을 일으키는 감염 질환'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이전에 발생했던 팬데믹은 2009년 유행한 돼지 독감이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돼지 독감은 전 세계에서 수십만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체가 전에 없던 새로운 바이러스이고, 사람을 쉽게 감염시키며, 사람간 전염을 간단하게 지속적으로 일으키는 질병일수록 팬데믹이 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데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팬데믹이 될 수 있는 '분명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팬데믹으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에 관해 사무총장은 "억제되지 못한, 전 세계적 확산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즉 팬데믹을 공식 선언한 지금은 전 세계에 질병이 확산했으며, 적절히 통제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현재 코로나19는 114개 국으로 확산됐으며 환자는 11만8000명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 속에서 팬데믹 선언은 각국 정부가 시급히 대책에 나설 것을 독촉하는 의미를 지닌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어떤 국가는 역량의 부족, 어떤 국가는 자원의 부족, 어떤 국가는 결단의 부족에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같은 메시지를 강조했다.
WHO가 권하는 각국 대응 방침은 ▲긴급대응 매커니즘의 활성화 및 확대 ▲위기 상황을 국민과 공유하고 자가 보호 방법을 안내할 것 ▲모든 코로나19 감염자의 탐색, 격리, 검진, 치료 및 접촉 동선 추적 등이다.
WHO는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보다 더 크고 명확하게 말하기는 힘들다. 모든 국가는 질병의 추세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