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확산 방지의 일환으로 금융기관을 거쳐 들어온 화폐를 2주간 금고보관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은행들도 본점으로 모인 현금을 방역하고 개별 영업점 금고를 소독하는 등 비슷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현금을 통한 질병 전파 가능성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의 현금사용 위험성 관련 발언을 둘러싸고 해외에서 잡음이 일었다. 'WHO가 현금사용에 의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WHO가 "그렇게 말 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한 것.
2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파델라 차이브 WHO 대변인이 "지폐에 의해 코로나19가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며 현금사용 보다는 온라인결제 등 비접촉 거래를 할 것을 권장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8일 또 다른 외신 마켓워치는 차이브 대변인과 주고 받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기사는 오해에 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마켓워치와 주고 받은 서신에서 차이브 대변인은 "우리는 현금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우리의 말이 잘못 해석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코로나19가 지폐를 통해 전염될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고, 여기에 '돈을 만진 뒤에는 손을 씻어야 한다. 특히 식사를 하기 전엔 그렇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돈을 다룰 때의 일반적인 위생수칙을 참고 삼아 전달한 것인데, 이 말이 곡해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각국 전문가들 또한 코로나19는 부드러운 표면보다는 딱딱한 표면에서 더 오래 생존한다고 말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사물 표면에서 감염력을 지니며 생존할 수 있는 최대 생존 기간은 9일 가량이다.
이렇듯 로나19 바이러스가 지폐를 통해 손, 얼굴 거쳐 전염될 가능성은 특별히 크지 않아 보이지만 여러 국가에서 현금 사용 자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도 국내보다 앞서 현금 소독에 나섰고, 미국 연방준비은행 또한 아시아에서 들어온 지폐들을 일정 기간 격리한 뒤 시중에 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 반대의 움직임도 여럿 눈에 띈다. 프랑스은행은 각 사업체에 현금을 받으라고 권고했고,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시와 뉴저지 주 또한 현금을 의무적으로 수용케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영국 영란은행(BOE)도 "지폐를 만질 때의 위험성이 기타 물건들 표면을 만질 때의 위험보다 특별히 크지 않다"며 지폐를 격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0-03-09 11:08:28
수정 2020-03-09 11: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