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관리본부가 미국 내의 코로나 확산을 '피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경고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53명의 확진자 외에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이 같은 전망에 맞는 현실적인 대안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25(현지시간) 인도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자국 내 코로나19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비쳤다. 그러나 CDC 전문가들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시간문제일 뿐이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대규모 예산이 즉각 편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NCIRD)의 낸시 메소니어 박사는 화요일 기자회견에서 "사태 악화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공공부문에 호소한다"며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더 확산할 것인지 아닌지는 질문거리가 아니다. 문제는 확산이 언제 이루어지는가에 있다. (국민의) 일상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는 외부 감염자의 유입에 주력하던 CDC의 기존 태도와 대조를 이룬다. 그간 CDC는 주로 중국 출신자들이나 중국을 경유해 온 입국자들을 막는데 주로 힘을 쏟아왔다. 현재까지 미국 내에서 발생한 환자는 14명, 외국에서 감염돼 귀국 후 치료받고 있는 미국인은 39명이다.
강력한 경고와 함께 CDC는 전국의 학교 및 기업들에 방역 지침을 전달했다. 우선 학교는 수업별 학생 수 제한 및 온라인 강의를 제안했다. 기업들은 대면 미팅을 전화회의 내지는 화상회의로 대체하고, 재택근무를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병원들에는 긴급하지 않은 수술은 연기하고, 가능한 한 환자들을 원격진료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한편 알렉스 아자르 보건부 장관은 미 상원 소위원회에 질병 확산 대비를 위해 19억 달러(2조 30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자르 장관은 상원에 "바이러스에 대비해 미국을 완전히 폐쇄할 수는 없다"며 "현실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편성된 예산은 바이러스 감시체계 확대, 지방정부 및 주 정부 지원, 백신 개발 등에 동원될 것이라고 아자르 장관은 덧붙였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