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2세 계획을 미루겠다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23일 모 지역 맘카페에서는 "코로나로 임신준비, 미뤄야 할까요?" 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이제 나이가 36세라 더 늦추기엔..(힘들다)"면서 "3월에 맞춰 임신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왜 이런 사태가... 답답해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네이버 맘스00카페에서도 비슷한 글이 올라왔다. "코로나 때문에 미치겠다"면서 글을 올린 작성자는 "하루에 몇십명씩 감염자가 쏟아지고 진짜 공포스럽다"면서 "혹시나 임신하고 잘못될까봐 너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마음은 하루빨리 아기를 갖고 싶은데, 이런 시국에는 계획을 미루는 것이 맞는건가요?" 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에 임신을 준비하는 엄마들은 "병원가는 것도 꺼려지니 조금 미루는 게 맞는것 같다","지역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대구경북 지역이면 무조건 미뤄라"라고 조언했다. 반면 "마음 먹는다고 바로 생기는 것도 아니니 일단 (임신을) 시도라도 해보는게 좋겠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미 임신 중인 예비 엄마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코로나 때문에 임신해서 방콕 중"이라는 한 주부는 "약국에 가야하는데 마스크로 무장하고 다녀오려고 한다"면서 "집에만 있으니 너무 갑갑하고 입덧만 심해지는 기분이다"라고 했다.
해당 글을 접한 회원들은 "점점 확진자가 늘어서 태교 여행도 취소했다","하루에도 몇번 씩 뉴스보고 기사보고, 입덧 때문에 체력도 바닥인데 예민해졌다","임신하니 다 신경쓰이고 무서워 죽겠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태반으로 태아에게 옮겨지는 수직 감염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투약과 치료에 제한을 받는 임신부들은 걱정을 거두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져있는 임신부들은 호흡기 질환에 더욱 취약하다.
이에 일부 주요 대기업들은 임신부 직원 보호하기에 나섰다. 삼성그룹은 24일 임신 여직원 전원에게 2주간 재택근무를 하도록 통보했다. SK하이닉스도 사내 임신부 여직원 300여명을 대상으로 오늘(25일)부터 재택근무를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에서만 자체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차원에서 각 기업에 재택근무 강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18년 기준으로 0.98명. 여성 1명이 평생 자녀 1명도 출산하지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한국의 출산율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