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세의 나이로 코로나19에 목숨을 잃은 화가 류서우샹 (사진 = 웨이보)
19일을 기점으로 중국 전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2004명을 기록했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이들 중에는 예술, 과학, 스포츠 등 여러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인물도 많다. 코로나19가 앗아간 중국의 인재들을 18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보도했다.
1. 코로나19 최초 고발한 의사 리원량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지만 중국 정부에 의해 `허위사실 유포자`로 몰려 침묵해야 했던 의사 리원량은 끝내 본인도 코로나19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사망 이전 리원량은 코로나19의 존재를 처음 경고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현지인들 사이에 영웅으로 추앙받았었다. 그러나 감염자 치료 중 본인도 감염됐고, 결국 지난 6일 언론에 의해 사망이 보도됐다. 영웅의 죽음에 네티즌들은 국민의 입을 막는 정부에 대한 불신을 토로하며 큰 분노를 표출했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돌연 리원량의 사망 소식을 번복하고 그가 소생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리원량은 이로부터 하루 뒤에야 공식적으로 사망했다. 중국인들은 정부가 리원량의 최초 고발을 묵살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죽음을 은폐하려 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2. 영화감독 창카이
후베이 필름 스튜디오의 대표이자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창카이는 본인을 비롯해 부모와 누나 등 4인 가족 전원이 코로나19 때문에 망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55세인 창카이 감독이 사망 전 친구들에게 전달했다는 유서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5일 코로나19 증세를 보이는 아버지와 함께 병원을 찾았지만 몇 군데를 돌아다녀도 남는 병상이 없어 결국 집으로 그냥 돌아와야만 했다. 결국 그의 아버지는 28일 증세 악화로 사망했고, 어머니도 지난 2일 사망했다. 그리고 14일에는 창카이와 그의 누나마저 코로나19에 목숨을 잃었다.
현재 그의 아내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한 사실이 알려졌다. 창카이와 아내 사이에는 영국에서 유학 중인 아들이 있다.
3. 화가 류서우샹
58년 우한에서 태어난 류서우샹은 후베이 현대미술대학에서 공부한 미술학도였으며 훗날 이 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류는 특유의 수채화 스타일로 명성을 얻었으며, 중국 내 최대 미술관에 작품을 전시하는 등 성공한 예술가였다.
그는 62세의 일기로 지난 13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이 알려지자 한 현지 네티즌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제적 피해도 상당하지만, 이런 인물들의 가치는 어떻게 가늠할 수 있겠느냐"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4. 과학자 돤정청
돤정청은 중국공정원 학술위원과 국립 디지털생산 공업연구센터 수석 과학자 등을 역임한 학자였다.
그는 34년 장쑤성에서 태어나 화중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해 같은 학교에서 교직을 맡았다. 그는 1996년 세계 최초로 종양 치료에 쓰이는 방사선 치료법의 일종인 전신 감마나이프 수술법을 개발했으며,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국가로부터 상을 받기도 했다.
돤 교수는 2월 15일 86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5. 보디빌더 추쥔
72세 남성인 추쥔은 지난해에 `노년 보디빌더`로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은퇴하고 나서 처음 운동을 시작했다던 그는 나중에 트레이너로 일하다가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하는 등 체육인으로서 왕성히 활동했다. 최근 그는 올해 6월에 열리는 또 다른 보디빌딩 대회 참가를 목표로 운동에 정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쥔은 그러나 1월 23일부터 코로나19 증세를 보이다가 확진자로 판명돼 입원했고 지난 6일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추진의 아들은 가족과 친구들에 부친의 부고 소식을 전하며 "한 번도 아픈 적 없으셨던 아버지가 재난을 피하지 못했다"며 슬픔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