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에 배타적으로 주고받았거나 어느 한 쪽에 의해 일방적으로 촬영된 사진 및 영상을 상대와 헤어진 후 유출하는 '리벤지 포르노' 범죄가 국가를 불문하고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개인의 성적 사진·영상 유출 피해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 미국 플로리다 아틀란틱 대학교 범죄학 연구팀이 유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관련 논문과 함께 '성(性)적 메시지 주고받기 팁 10가지'를 발표해 이목을 끌고 있다.
연구팀이 말하는 '성적 메시지'(sexting)란 비단 문자뿐만 아니라 사진, 영상 등을 포함한다. 연구팀은 이번 논문의 목표가 결코 청소년에게 성적 메시지 주고받기를 권장하기 위함이 아니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의심의 여지 없이 가장 좋은 방법은 성적 메시지를 아예 주고받지 않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12~17세 청소년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 중 14%는 자신을 찍은 은밀한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보낸 적 있으며, 23%는 그런 사진을 받아 본 적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이렇듯 청소년들의 행동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관련 교육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성적 메시지는 결코 '완벽하게' 안전할 수 없다"며 "모욕, 협박, 괴롭힘, 학교에 의한 처벌, 명예 실추, 더 나아가 범죄 기소 등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래에 연구팀이 발표한 10가지 방침을 소개한다. 청소년들은 물론 성인들도 참고할 만 하다.
1. 받은 내용을 공유하지 마라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것이다. 상대가 보낸 성적인 이미지 및 영상을 온라인 상에 공유하는 행위는 범죄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자.
2.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자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 성적인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것 역시 성범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국내에서도 직장 선후배 간이나 학생들 간에 음란 메시지를 통한 성추행을 저지르는 사례가 다수 발생해 공분을 사고 있다.
3. 속아서 보내지 말자
가까운 사람에게 보내더라도 성적 메시지는 위험하다. 더군다나 신원이 확실하지 않은 상대에게 보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이성으로서 관심이 있는 것처럼 가장해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보내도록 유도한 뒤 악용하는 범죄는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4. 나체 사진은 안 된다
굳이 사진으로 매력이나 관심을 표현하고 싶다고 해도 나체 사진은 절대 보내지 말라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중요 신체 부위를 드러내지 않는다면 혹여 유출 범죄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5. 얼굴도 안 된다
위 항목과 유사한 이유로 자기 얼굴이 드러나는 이미지 또한 절대 보내면 안 된다. 사진이 유출됐을 때, 얼굴이 나와있지 않다면 누구의 사진인지 단숨에 특정되는 일만큼은 막을 수 있다.
6. 신원 노출을 방지하라
그러나 얼굴을 가린다고 하더라도 주변 사물 등으로 인해 촬영된 사람의 신원이 드러날 수 있다. 촬영자의 신분이 노출될 수 있는 정보는 사진에서 모두 제외하자. 집 안의 모습이나 자신에게만 있는 신체적 특징(점, 흉터 등)이 사진에 포함되면 안 된다.
7. 메타데이터를 기록을 중지하자
메타데이터란 다른 데이터의 속성을 설명해 주는 데이터를 말한다. 휴대전화 등에서 메타데이터 기록 기능을 켜 놓은 채 사진을 찍으면 사진이 찍힌 위치나 시간 등이 자동으로 기록된다. 설정을 꼭 확인해 자기 정보를 알려주는 일이 없도록 하자.
8. 강요당한다면 증거를 모으자
연구팀은 "성적인 사진을 보내라는 강요를 받고 있다면, 가능한 한 증거를 모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메시지를 스크린샷으로 남겨 두는 등의 방법으로 증거를 확보해 두자.
9. 휘발성 메시지 어플을 사용하자
스냅챗 등 일부 어플리케이션은 주고받은 메시지를 임시적으로만 저장했다가 서버에서 삭제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런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고 해도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지 유출의 가능성은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10. 사진을 보관하지 말자
꼭 자신이 사진을 유출하지 않더라도 기타 제3자에게 사진이 공개되거나 유출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사진이든 다른 사람의 사진이든 유출을 원치 않는 데이터는 즉시 지워야 한다고 연구팀은 권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춘기 건강 저널'(Journal of Adolescent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다.
방승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