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사는 남성 노인이 여성 노인보다 외로움과 우울감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 간호학과 연구팀(박연환·고하나)은 지난해 8∼10월 경기도에 사는 65세 이상 독거노인 1천23명(여 796명, 남 227명)을 대상으로 남녀별 전반적인 삶의 질에 대해 심층 인터뷰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노인학 및 노인병학'(Archives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 최신호에 발표됐다. 조사 대상 남성 노인의 외로움 점수(20∼80점)는 평균 44.5점으로, 여성 노인의 평균 40.7점보다 3.8점이 높았다.
우울 증상 점수(0∼15점)도 남성 노인이 평균 6.3점으로 여성 노인의 4.5점을 웃돌았다. 이런 외로움과 우울 증상은 자살 충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남성 노인의 자살시도 비율(11.5%)은 여성의 자살시도 비율(8.5%)에 견줘 3%포인트를 높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결과로 볼 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독거노인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성별에 따라 맞춤화된 서비스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연환 교수는 "혼자 사는 남성 노인의 경우 여성 노인보다 의식주를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데다, 지역사회 내 복지관 등을 이용하는 데도 매우 소극적이고 이용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다"며 "이런 점이 결국 고독감과 우울감을 높여 자살 충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다만 여성의 경우 남성 노인보다 경제력과 건강상태가 열악한 만큼 주거 정비 및 수리, 이동 지원 등 서비스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