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경화증이 있던 아내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는데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지검 형사4부는 남편 A(38)씨를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6일 오후 11시 5분께 자택에서 쓰러진 아내 B(44)씨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간 경화와 식도정맥류 질환을 앓던 아내가 갑자기 피를 토하며 쓰러졌는데도 119에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의 조치를 받지 못한 B씨는 쓰러진 지 3시간 만인 다음 날 오전 2시께 식도정맥류 파열로 인한 출혈로 숨졌다.
A씨는 최초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쓰러졌을 때 장모에게 전화하려고 했으나 아내가 하지 말라고 했다"며 "고의로 방치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상식적으로 아내가 쓰러졌을 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던 점을 수상하게 여겼고 조사 결과 A씨가 숨진 아내를 안방 침대에 두고 회사에서 정상적으로 근무했다가 뒤늦게 처가 식구들에게 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를 유기치사 혐의로 입건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그의 혐의가 무겁다고 보고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
검찰은 평소 B씨가 간 경화 등 치료를 위해 다니던 병원의 의사로부터 "응급조치가 있었으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받았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아내가 술을 자주 마셨고 간 경화로 입원한 적도 있다"며 "119에 신고하면 병원비도 많이 나오고 다시 병원에서 간병을 해야 하는 게 싫었다"고 뒤늦게 자백했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