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5개월 차 주부 A씨는 ‘실종된 모성애’ 때문에 혼란스럽다.
태동이 느껴지면 신기하고 웃음이 나다가도 이내 '모성애가 없다' 라고 느끼는 자신의 모습에 죄책감마저 든다는 것이다.
어떤 날은 임신기가 길어질수록 아이를 지울 수 없을 것 같다는 부정적 생각에 잠기는가 하면, 아이를 낳고 키우다가 혹 부부간의 문제가 생길 시 양육권을 포기하겠다는 생각에 미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이로 인하여 앞으로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살 생각하면 미칠 것 같다. 애가 다 크려면 적어도 20년은 걸리는데 너무 까마득해서 (아이가) 좋다가도 싫다”면서 “어느 땐 태어난 아이의 얼굴이 안 예쁘면 어쩌지? 라는 철없는 걱정까지 남들이 알까 두려울 정도”라며 하소연했다.
A씨의 고민은 사실 육아 관련 커뮤니티에 왕왕 올라오는 사연으로 대다수의 임산부와 육아맘들은 스스로 '모성애가 부족함'을 느끼는 한편 그 속에는 ‘죄의식’도 깔려 있다.
다수의 발달심리 전문가들은 모성애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노력과 경험을 통해 학습되고 축적되는 것으로 '가꿔나가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처음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닌 아기에 대한 정서적 준비와 육아에 대한 지식과 기술이 선행된 후 이런 행동이 이뤄질 때 모성애가 만들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A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모성애라는 게 사회적으로 강요되는 면이 있다. 사실 모성애든 부성애든 안 생기는 사람은 안 생긴다. 다만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한다”, “처음부터 내아기 사랑스러워. 내가 널 위해 내 모든 걸 희생하겠다는 사람은 흔치 않다. 지금 이렇게 고민하는 것도 또 다른 모습의 모성애”, “마음이 안 따라 준다 해서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라. 그냥 내 책임이고 내 아이라는 생각으로 보살피다보면 족쇄 같던 나의 아이도 나에게 소소한 행복을 주는 행복이로 바뀐다”, “임신 중이니 나쁜 생각은 이제 그만 접고 좋고 예쁜 것 많이 생각해서 아이와의 만남 잘 준비하길 바란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권희진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