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면접을 보러 갔더니 질문의 80%가 ‘왜 혼자인지, 아이는 어떻게 혼자 키울 것인지’ 같은 업무와는 전혀 무관한 질문뿐이었어요.” 구직 중인 미혼모 A씨는 취업 면접 중 업무와는 무관한 사적인 질문에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지난 6월29일부터 홈페이지에서 ‘미혼모·부 일상 속 숨은 차별 및 불편 사례’에 대해 미혼모·부 대상 설문조사 및 대국민 접수를 받은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미혼모·부들은 ‘비정상’으로 분류되며 겪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따돌림에 힘든 경우가 많았다. 특히 나이가 어려보이는 여성이 아이를 안고 길을 가거나 낮 시간에 밖에 있으면 ‘학교도 안 갔어?’ 혹은 ‘사고 친 건가?’ 등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경우도 있었다.
학교나 관공서, 병원 등 공개된 공간에서 개인사생활이 보호되지 않는 것도 크게 불편을 겪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학교에서 부모참여수업이나 가족여행으로 부모 둘 다 참석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가 다른 친구들을 부러워하거나 한부모인 것이 알려져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거나, 주민센터에서 상담을 받는데 공개된 장소에서 진행됐고 상담원이 미혼모인 사실을 큰 목소리로 얘기해 당혹스러웠다는 사연 등이었다.
이밖에 임신 당시 미혼임을 밝히자 병원의료진이 인공임신중절을 전제로 계속해서 물어보는 등의 사례도 있었다.
사회적 편견이 바로 직접적인 차별로 이어진 경우도 많았다. 직장생활 중 혼자 아이를 키우다보니 스케줄 변경이 어려운 경우가 자주 발생하자 ‘일에 열정이 없다’고 해고당했다는 미혼모도 있었다.
정부는 모든 아동과 가족에 대한 차별 없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한부모도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고, 비혼 출산·양육이 동등하게 대우받는 여건을 확립해 간다는 방침이다.
여가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혼모·부의 일상 속 차별 및 불편 사항을 오는 10월 2일까지 접수받아 이를 행안부, 교육부, 고용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개선해 나가고, 오는 8월부터 국민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이숙진 여가부 차관은 “모든 형태의 출산이 존중받을 수 있는 문화 정착을 위한 인식개선 작업과 함께 미혼모·부가 겪는 일상 속의 차별과 불합리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면서 “미혼모·부 등 한부모가 임신·출산·양육으로 인한 어려움을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좀 더 안전하고 건강한 출산·양육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희진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