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세면대 앞에 안 서? 이 제대로 안 닦는 거 엄마가 다 봤어!"
엄마의 폭발을 기다렸다는 듯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날 자세를 취하는 아이, 일부러 약 올리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밉다. 고음을 내지 않는 엄마, 항상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양치질을 제대로 하지 않은 아이를 발견하면 어느새 반대로 행동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 나중에 유니트체어(치과용 진료의자)에 앉아 엄마 옷소매를 꽉 잡고 울며불며 매달릴 아이 모습을 상상하면 차라리 지금 나쁜 엄마가 되는 게 낫다. 그럼에도 역시, 아이의 원망 섞인 눈길 앞에 마음이 편치 않은 건 어쩔 수 없다.
강동주 대표가 치카체커를 세상에 내놓은 계기도 양치질로 혼나는 아들 민재군(초5)이 안쓰러워서였다. "양치질이 얼마나 하기 싫었으면 하루는 칫솔에 물만 묻히고 나오더군요. 엄마에게 걸려서 꾸중 듣고 있는 민재를 보면서 아이 스스로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고, 이에 치카체커를 개발했습니다"
아들 민재 군(초5)과 딸 민서 양(7세)의 아빠인 강동주 대표는 아이들의 건치를 위해 양치질 관련 동화책, 동영상을 보여주고, '밥 먹고 이를 안 닦으면 입안에 벌레를 키우는거야'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양치질이 중요하다는 것은 학습을 통해 알고 있는 아이들이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니 아빠와 이를 잘 닦겠다고 약속했어도 작심삼일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신의 치아에 있는 플라그를 직접 확인하면 양치질을 더 열심히, 꼼꼼하게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가 자의에 의해 행동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면 평생 습관으로도 이어질 수 있고요"
강 대표의 육아 전략은 성공이었다. 치카체커를 처음 집안 욕실에 들여놓은 날이었다. 아이들이 욕실에서 나오지 않아 확인해보니 치카체커로 플라그 유무를 확인하며 칫솔질을 반복하고 있었다.
치카체커는 플라그 속 세균이 대사 작용을 할 때 생성되는 포피린이라는 물질의 특징을 활용했다. 포피린에 특수한 빛을 주면 붉은색으로 나타나는데 이곳이 양치질이 제대로 안된 흔적이므로 아이들도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양치질 교육 시 활용하는 치면착색제에 비해 손쉽게 플라그를 확인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부모들 중에서는 본인의 구강 건강이 유전적으로 안 좋아 아이들에게 영향을 줄까 염려하는 경우 특히 치카체커를 선호한다. 실제로 강 대표는 이런 고민을 하던 한 엄마에게서 고맙다는 편지를 받기도 했다.
아이의 양치질을 습관화하기 위해 강 대표는 아이가 치아를 볼 수 있도록 높이를 맞춘 거울 설치와 규칙적인 양치질 시간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음악 선곡을 제안했다.
"아이가 이를 닦으며 칫솔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거울을 안정적인 높이에 설치해주세요. 그리고 일정한 시간에 양치질을 하며 아이가 좋아하는 음악 1곡이 끝날 때까지 정성들여 이를 닦으라고 말하세요. 양치질을 하나의 놀이로 인식할 수 있게 하면 좋아요"
마지막으로 아이가 이를 잘 닦았는지 치카체커로 점검한 다음, 붉은 부분이 보이는 곳을 보충 양치질한다면 앞으로 치과에 가기 전 한숨부터 나올 걱정은 접어둬도 된다.
양치질에 있어 아이들과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이룩한 민재·민서 아빠의 증언이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