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임산부가 증가하면서 자칫 방치하기 쉬운 임신 질환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중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선천성 기형아는 임부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사전 징후가 따로 없어 방심하기 쉽다.
전자간증이라고도 하는 임신중독증은 임신 20주 이후 발생하며 단백뇨를 동반하는 고혈압성 질환이다. 조기진통, 분만 출혈과 함께 3대 고위험 임신질환으로 분류될 정도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대표 증상이라고 일컫는 고혈압, 단백뇨가 나타나지 않는 대신 두통, 부종, 시력 장애, 상복부 통증, 급격한 체중 증가 등 일반적인 임신 증상과 유사한 증상들이 나타나기도 해 임부가 인지하기 어렵다.
이유경 강서미즈메디병원 진료과장은 "대부분의 임부들이 본인이 임신중독증에 해당된다고 걱정한다. 그만큼 일반 임신 증상과 대동소이하다"면서 "이를테면 팔다리의 부기만으로는 임신중독증이라고 단정 짓기에 무리가 있다. 하지만 얼굴과 눈에 부기가 있으면 임신중독증을 의심할만하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두통도 타이레놀을 복용했을 때 괜찮다면 일반적인 임신 증상일 가능성이 높지만 계속해서 칼로 찌르는 듯이 고통스럽다면 임신중독증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임신중독증은 발견하기는 쉽지 않으나 전체 임신부 사망 원인 1위일 정도로 생명에 치명적이다.
정부도 이러한 고위험 임산부에 대한 의료비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임신중독증을 진단받고 입원치료를 받은 임산부에게 입원치료비 중 300만원 한도 내에서 비급여 본인부담금의 90%를 지원하고 있다. 신청 기간은 분만일로부터 6개월 이내로 단, 기준 중위소득 180%이하에 해당하는 경우만 가능하다.
임신성 당뇨는 원래 당뇨병이 없던 사람이 임신 20주 이후 당뇨병 진단을 받는 경우다. 태반 호르몬이 인슐린 작용을 방해해 혈중 혈당 수치가 높아지면서 문제가 된다.
태아에게는 ▲거대아 ▲신생아 황달 ▲폐 성숙 지연으로 인한 호흡곤란 ▲당뇨병 발생 위험 증가를 불러올 수 있다. 또한 산모에게는 ▲양수과다증 ▲난산으로 인한 제왕절개 ▲요로감염 ▲제2형 당뇨병 발생위험 상승 등의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유경 과장은 "보통 임신 초기에는 저혈당이 많이 나타난다. 그러나 임신 15주를 넘기면 혈당이 상승하기 시작하는데 이때 임신 초기를 생각하고 임신성 당뇨를 안일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열심히 운동했음에도 오히려 혈당이 올라갔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식단 조절을 병행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정제된 탄수화물은 피하고 상대적으로 당 지수가 낮은 고기와 해산물을 체질에 맞게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신성 당뇨는 거주지 관할 보건소에 문의하면 검사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다만, 평소 다니던 산부인과와 검사 방법 및 금식 시간이 다를 수 있어 사전에 관련 내용을 숙지해야 한다.
35세 이상에 임신한 고위험 임산부라면 선천성 기형도 반드시 검사해야 한다.
이경아 경희의료원 산부인과 교수는 "아이가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안전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산전 기형아 태아 검사를 해야 한다"며 "다운 증후군(21번 염색체 이상), 에드워드 증후군(18번 염색체 이상), 파타우 증후군(13번 염색체 이상) 등 원래 2개여야 하는 염색체가 3개 발견되면 선천성 기형이라 진단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산모의 연령이 증가할수록 삼염색체성 질환의 발생빈도가 높아진다"며 고령 임산부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현재 복지부는 선천성 대사이상 선별검사와 선천성 악안면기형에 대한 구순비 교정수술 및 치아교정 수술, 신생아 청각선별검사 등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