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첫 아이를 출산한 초보맘 K씨(서울 서초· 29)는 로타바이러스 예방 접종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 바이러스의 경우 두 가지 백신이 양분하고 있어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고 싶지만 뚜렷한 정보가 없어 답답하기만 하단다. 특히 아이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더욱 신경이 쓰이면서도 어떤 기준으로 백신을 선택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토로한다.
주로 5세 이하 영유아에게 발생하는 급성 위장염 중 하나인 로타바이러스는 국내의 국가예방접종으로 포함되진 않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생후 6주 이후 영유아에게 최대한 빠르게 접종을 완료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로타바이러스 백신 시장은 생후 2·4개월에 2회 접종하는 GSK의 ‘로타릭스Ⓡ’와 생후 2·4·6개월에 걸쳐 3회 접종하는 MSD의 ‘로타텍Ⓡ’ 2종이 양분하고 있다. 그러나 접종 횟수와 시기 이외에 두 백신의 효과성 차이와 백신 선택 시, 살펴봐야 하는 기준이 정보마다 상이하다보니 K씨와 같이 혼란스러워 하는 초모맘이 적지 않다.
"선택 시 백신효과와 이상반응 고려해야"
이에 대해 카톨릭대 소아청소년과 김영훈 박사는 두 백신 선택 시, 백신효과와 백신의 이상반응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흔히 효과성을 따질 때, 백신에 포함된 바이러스 혹은 균주의 유형 수를 의미하는 백신의 ‘가(價, -valent, 혈청형)’ 수를 살핀다. 숫자가 클수록 더 많은 바이러스 혹은 균주가 들어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이 바이러스 효과에 무조건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
로타바이러스는 여러 차례 감염될 경우 다른 혈청형도 예방하는 교차예방 효과를 가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이 많다고 하여 예방할 수 있는 혈청형의 개수도 많은 것은 아니라는 것. 특히 변형된 항원이 있을 경우 혈청형의 개수 역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례로 1가 백신인 로타릭스의 효능은 위장관염에 의한 입원을 예방하는 효과가 90.4%였고, 5가 백신인 로타텍은 96.8%에 달한다.
스페인과 독일 등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한 국가에서 사후 관찰한 백신 효과에 관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두 백신 모두 비슷한 효과를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항원의 수가 유의한 효능을 나타낸다고 보기 무리가 있다는 해석이다.
예방 접종 완료 시기…유의미한 효과 없어
생후 6주부터 만 8개월 미만의 아기들에게 접종하는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생후 6주 이상의 영아에서 위장관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효능 연구를 살펴보면 백신 접종 후 1년 이내에 발생하는 심한 로타바이러스 질환에 대해서는 85~98% 방어력이 있고, 심한 정도와 관계없이 모든 로타바이러스 질환에 대해서는 74~87%정도가 예방됐다.
의학계는 영유아 시기에 주로 발생하는데다 연령이 낮을수록 위험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예방을 권장하지만 이것이 백신 횟수와 상관 관계를 가지진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위에서 언급했듯 접종 횟수의 차이 뿐 아니라 예방접종완료 시점 또한 두 백신은 차이를 보인다. 로타릭스는 생후 2·4개월에 걸쳐 2회에 접종을 완료하는 것에 비해 로타텍의 경우 생후 2·4·6개월에 걸쳐 3회 접종을 하고 있어 예방접종 완료 시기가 2개월 정도 차이가 난다.
그러나 로타텍의 경우, 2차 예방 접종 완료만으로도 90% 가까운 예방 효과를 갖고 있어 사실상 현격한 차이는 나지 않는다. 따라서 두 백신을 접종 완료 시기만으로 판단하기도 적절치 않다는 게 의학계의 중론.
백신 선택 보다 투여 시 주의사항 등 숙지해야
따라서 전문가들은 백신의 선택보다는 백신 투여 등 기타 주의사항을 숙지할 것을 주문한다.
입으로 먹는 경구 투여 방식인 두 백신은 접종 시 아기가 토하거나 뱉어내어 권장량을 투여하지 못할 수 있다. 이 경우 한 번 더 먹이는 수도 있지만 다시 투여하지 않고 백신 투여 일정에 따라 남은 접종횟수를 완료해야 한다.
또한 다른 제조사 백신으로 교차 접종할 경우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아기가 첫 접종했던 백신을 기억해두었다가 동일 제조사 백신으로 접종할 것을 권장한다.
오유정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