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외 비난 여론에 불법 입국 가족의 부모와 아동 격리 정책을 철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한 달여 만에 폐지됐지만,이미 격리된 아동 2천여 명이 부모 품에 다시 안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1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달 5일부터 이달 9일 사이에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미성년 자녀 2천342명을 그들의 부모로부터 격리했다.
이에 대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비인도적’이라는 비난이 확산되며 공화당 내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우세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밀입국 이민가족 격리 조치를 종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불법 입국자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무관용 정책'을 결국 철회하고 이들을 함께 수용하기로 했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대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미 CBS 방송은 “보건복지부와 국토안보부(DHS), 법무부 관리들은 이미 격리된 아동과 부모의 재결합 방안에 대해 별다른 방안을 갖고 있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격리 철회 행정명령을 이행하는 데도 각 부처 사이에 혼선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의 아동가족국 대변인 켄 울프는 CBS 뉴스에 "무관용 정책에 따라 격리된 아동을 가족과 재결합시키기 위한 특별한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같은 아동가족국의 선임 대변인 브라이언 매리엇은 전날 저녁 말을 바꾸기도 했다.
매리엇은 "앞서 대변인이 말실수를 했다. 오늘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했기 때문에 향후 지침을 지금 얘기하기는 너무 이르다. 하지만, 가족 재결합은 항상 궁극적인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세관국경보호국 측도 가족 재결합이라는 당위론에는 수긍하지만, 범법 행위를 저지른 부모를 기소하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에 따라 과연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의 이행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약 350명의 이민자 아동이 최근 두 달 사이에 뉴욕에 있는 보호시설로 옮겨졌다”고 주장하며 일부 아동이 이미 국경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이송됐다는 말에 힘이 실리고 있는 가운데, 격리된 부모와 아동의 이송으로 다른 지역으로 헤어졌을 경우 '이산가족'을 물리적으로 재결합시킬 수 있을지 의문점을 갖는다.
여론의 비난을 피하고자 보여주기식의 철회 성명이 아닌 격리된 부모와 아동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만날 수 있는 대안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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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정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