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질염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감기처럼 여성들이 한번쯤 경험하고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기는 하지만 제대로 치료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재발하기 쉽습니다. 질염이 자주 발생한다면 반드시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면역력 관리 등을 통해 질 내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시켜줘야 합니다. 또한 질염을 방치할 경우 분비물 과다나 냄새, 가려움과 같은 증상에서 그치지 않고 방광염이나 골반염 등 다른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예방과 치료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각종 세균의 감염을 막기 위해서 항상 질 내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장에 유익한 유산균이 많아야 장이 건강하듯이 질 내에도 외부 환경으로부터 질과 자궁을 보호하는 유산균이 충분한 상태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나 피로가 쌓여 면역력이 저하되면 질 내 유산균이 감소하면서 유해균의 유입이 쉬운 상태가 되고 이런 환경에서 질염도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질염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은 세 종류 정도입니다. 세균성 질염의 경우에는 피로와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저하됐을 때 주로 발생하며 분비물의 색이 회색이나 노란빛을 띠며 생선 비린내처럼 강한 악취를 풍깁니다.
칸디다 질염의 경우에는 곰팡이가 원인인데 질 분비물이 흰색의 치즈 덩어리처럼 변하고 외음부가 붓거나 가려움이 발생합니다. 면역력 저하로 발생할 수 있으며 피임약이나 당뇨 등도 곰팡이균의 증식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이런 원인들을 제거해줘야 합니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기생충에 의해 감염이 되는 것으로 거품 같은 분비물이 과도하게 발생하며 악취도 심해집니다. 기생충에 의해 소변을 볼 때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며 기생충이 이동하면 방광염이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기 쉬워서 다른 질염과는 달리 부부가 함께 치료받아야 합니다.
세균이나 곰팡이균의 감염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무조건 질을 깨끗하게 유지한다고 질 세정을 과도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질 세정제의 빈번한 사용이 오히려 질 내 건강한 유산균까지 몰아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비누로 자주 세정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그냥 흐르는 깨끗한 물로 씻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대신 씻은 후에는 물기가 남아 있지 않도록 잘 닦아서 말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름철에 외음부를 너무 습하게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지저분한 환경에 노출이 되거나 수영장이나 바닷물에서 너무 오랜 시간 물놀이를 즐기는 것도 삼가야 합니다. 면역력을 저하시킬 수 있는 과로와 스트레스, 무리한 다이어트 등도 피해야 합니다. 여름철 다이어트 등으로 너무 강도 높은 운동을 해서 육체적 피로를 유발하는 것도 삼가야 하며 몸이 좀 피곤하다 싶으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 김소형 한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