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키북'은 엄마를 위한 이야기입니다. 육아로 지쳐 있을 때, 아이가 낮잠 자는 동안 잠시 다른 경험을 해보세요. 힘들다는 마음을 잠시 잊어버릴 수 있다면 조건은 충분합니다. 아이에게 다시 활짝 웃어줄 수 있다는 게 중요하죠. '오늘의 키북'은 책으로 새로운 경험을 소개합니다. 이번에는 엄마용 로맨스를 추천합니다. 책 한 권을 읽는 사이 과거에 느꼈던 울고, 웃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모두 느낄 수 있지요. 표지를 보기도 전에 벌써 설레지 않나요?
박수진 작가가 웹소설 연재 사이트 '로망띠끄'에서 인기리에 연재했던 '가고시마의 연인들'이 책으로 출간됐다. '가고시마의 연인들은 한국인 유학생이 일본 최고의 명문 도쿄대에 들어가면서 재벌 후계자와 유력 정치 집안의 외아들과 얽히며 일어나는 눈부신 청춘들의 로맨스를 그린 이야기다. 장르는 미스터리 삼각 로맨스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다.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안은 두 주인공이 운명적으로 만나 서로의 아픔을 딛고 사랑에 이르는 과정을 특유의 문체와 풍부한 내면 묘사로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도쿄, 교토, 가고시마 등을 배경으로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펼쳐지기 때문에 작품 전반에 깔린 적당한 심리적 긴장감도 이 소설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박수진 작가는 숙명여대에서 역사와 일본학을 전공해 로맨스라는 장르물에 일본인들의 독특한 문화와 심리를 상세하게 담아냈으며, 작품의 배경이 되는 온천 관광지 가고시마를 비롯해 교토, 도쿄를 세밀하게 묘사했다.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마치 일본에 관광을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POINT
독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기를 원하는 박수진 작가가 직접 이야기의 '심쿵 포인트'를 짚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멋진 일본 남자들이 한국인 유학생 은세나에게 마음을 뺏기는 과정을 따라가 보세요. 육아로 사라졌다 생각한 연애감정을 다시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SCENE 1. 사토 켄지의 편지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결코 중요하지도 심각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이야기. 다 마신 음료수 캔을 분리수거함에 던져 넣듯이 그렇게 읽고 지워 버리면 되는 이야기.
넌 낯선 땅의 향기를 머금고 내 앞에 나타났지만 네 눈을 마주 볼 수는 없었지. 아니, 넌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았어. 약간은 화난 듯한 표정으로 강의실에 들어와서 그저 조용히 있다가 재빨리 사라지곤 했지.
너를 그 화려한 거리에 혼자 남겨 두고 나는 돌아왔어. 너에게 눈길 한 번 받지 못했던 나였지만. 나란 남자는 그저 네가 볼과 콧등 사이에 무심하게 던지는 시선을 받는 그저 그런 사람 중에 하나이지만. 겨울을 물리친 봄의 승리가 아우성 대는 그 거리에서 여전히 추워 보이는 너를 두고 돌아오기가 나는 미안했어.
▲작가 코멘트
사토 켄지는 내면에 상처가 많아서 세상을 향해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은세나에게 지고지순한 마음을 바치는 남자랍니다. 그의 편지 중 일부인데 왜 은세나에게 자신이 반했는지를 고백하는 편지입니다.
도서 : 가고시마의 연인들 / 글 박수진 / 다향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