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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키북] 최강 반전 동화-'로봇 소스'
입력 2018-02-21 18:10:18 수정 2018-02-21 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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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촉감책, 사운드북 기억나니? 동화를 눈으로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듣고 느끼는 감각까지 사용했었지. 이제는 제법 글을 깨우쳐서 글자가 많은 동화도 척척 읽어 내려가지만 오늘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독특한 책을 읽어볼까 해. 제목도 특이하니까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네게 아주 딱 맞아.

‘로봇 소스’는 내용도 재밌지만 아이들을 끌어당기는 힘은 내지의 구성에 있다. 로봇으로 변신하고 싶은 주인공이 로봇 소스 비밀 제조법을 입수해 그렇게나 바라던 로봇이 된다. 로켓 주먹, 레이저 빔을 쏘고, 회오리바람을 일으켜 건물과 차를 통째로 날린다. 그러자 평범한 인간인 가족들은 로봇이 된 주인공을 피한다. 외톨이가 된 로봇을 측은하게 여긴 화자는 로봇 해독제를 건넨다.

반전은 여기서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로봇 해독제를 조제한 주인공은 단숨에 해독제를 삼키고 인간으로 돌아와 가족들의 품에 안긴다. 그리고 '즐거운 로봇 놀이였어'라며 결말을 낸다. '로봇 소스'는 다르다. 해독제를 찢어버린 주인공은 로봇 소스 발사 장치를 작동시켜 주변의 모든 존재를 자신과 같은 로봇으로 만들어버린다.

주인공은 더 이상 화자의 지배 아래에 놓인 수동적인 인물이 아니다. 주체성을 갖고 움직인다. 심지어 책 표지조차 로봇이 가득한 세상을 연상시키는 것으로 바꾼다. 이야기 결말도 화자의 개입을 배제한 채 주인공이 직접 마무리 짓는다.

책을 아예 다른 책으로 바꿔버리는 작가의 기발하고 독창적인 상상력은 이 세상에 없는 세계관을 구축하는 판타지와 같다.

POINT
'로봇 소스'에서 '로봇책'으로 변한 책의 새로운 이야기를 쓰자. 모두가 로봇이 된 세상에서 원작자도 깜짝 놀랄만한 기상천외한 일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혹은 주인공에게 밀려났던 화자가 자신의 위치를 되찾기 위한 투쟁기를 쓸 수도 있다.

도서 : 로봇 소스 / 글 아담 루빈, 그림 다니엘 살미에리 / 옮김 엄혜숙 / 이마주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18-02-21 18:10:18 수정 2018-02-21 18:10:18

#엄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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