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여행.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가기 위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경험'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두 가지 수단이다. 책을 읽으면서 여행까지 할 수 있다면? 멀티플레이를 선호하는 요즘 시대,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손에 쥘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 예정인 7살에게
<엉터리 아프리카>(바람의 아이들)
아프리카 여행을 꿈꾸는 아기 생쥐 피피올리는 까마귀 지고마르에게 도움을 청하고 개구리까지 합세하면서 셋은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힘든 비행을 거쳐 도착한 곳은 아프리카가 아니라 북극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피피올리와 지고마르, 개구리는 고생만 하다가 서둘러 집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뒤에도 셋은 여행에 대해 온갖 허풍을 늘어놓는다. 유머 속에 인간 사회의 단면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프랑스 문학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여덟 살, 혼자 떠나는 여행>(베틀북)
아들이 용감해지기를 바라는 아버지는 아이가 여덟 살이 되자 이모할머니 집으로 혼자 기차여행을 보낸다. 기차 안에서 아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낯선 할머니와 친구가 된다. 여행 중 겪은 경험과 호랑이 기름으로 아이는 낯선 할머니를 위험으로부터 구출하고 무사히 첫 여행을 마친다. 여덟 살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여행의 다양한 면을 부드러운 연필화로 섬세하고 단아하게 표현했다.
<아빠랑 은별이랑 섬진강 그림여행>(소년한길)
섬진강변에 사는 화가 아빠와 은별이는 섬진강을 따라 그림여행을 시작한다. 섬진강이 시작되는 전라도 데미샘부터 흘러가는 물줄기를 따라가며 경상도와 전라도를 이어주는 화개장터도 구경하고, 섬진강 끝자락인 하동의 고포리 갯벌까지 여행한다.
소박하고 멋스러운 수묵담채화로 굽이굽이 흘러가는 섬 진강변의 대자연과 그곳에 살고 있는 동물과 식물, 사람들의 모습을 전통미를 살려 그려 냈다. 더불어 자연이 훼손되는 것을 보며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어떻게 지켜가야 할지 생각해 보게 한다.
조금 더 자란 초등학생을 위한
<천적과 여행하기>(주니어북스)
재나는 사촌 유리와 사이가 좋지 않다. 그런 둘이 할머니의 계획으로 일본 여행을 떠난다. 억지로 가게 된 여행에서 재나는 할머니 없이 사촌 동생을 돌봐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게다가 유리만 예뻐하는 할머니 때문에 괴로워한다. 하지만 몇 가지 소동을 겪으면서 유리의 진심을 알고 화해하며 할머니도 이해하게 된다. 여행을 통해 평소에는 잘 모르는 상대방의 진심을 새롭게 알게 되는 과정을 재미있게 잘 살렸다. 외동아이가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다.
<안녕, 살라망카>(스콜라)
아빠와 다툰 엄마가 집을 나간 후, 세윤이는 아빠와 단둘이 여행을 떠난다. 아빠의 잔소리,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여행이 즐겁지 않지만 여행을 통해 아빠 서먹했던 관계를 개선하고, 이혼을 생각하는 아빠와 엄마를 다시 연결한다.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을 함께 맞이하고 추억을 공유하는 여행이, 그 동안 어긋나 있던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됨을 확인할 수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간접 여행할 수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시티투어버스 타고 한눈에 보는 서울>(조선북스)
다잘난, 음식탐, 앙들레는 '세계 시티투어버스 무료승차권'을 받고 전 세계 시티투어버스 여행에 나선다. 첫 번째로 선택한 도시는 서울이다. 세 친구는 조선 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역사가 담긴 궁궐을 방문하고, 박물관 여행을 통해 다양한 체험을 한 뒤, 현재의 삶이 녹아있는 서울 곳곳의 문화 공간을 방문한다. 서울특별시역사편찬위원회 위원의 감수로 서울 11곳의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담았고, 사람들의 생활상을 만화로 그려 흥미를 높였다. 풍부한 사진과 장소별 안내 지도, 버스 노선까지 잘 소개되어 있다.
자료제공 : 한우리독서토론논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