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플래너협회 이라감 운영임원
이라감 씨는 이전 직장에서 만3년 동안 육아휴직을 했다. 아이들을 열심히 키우고 휴직 기간이 끝나갈 시기가 되자 사회 복귀를 준비하던 차에 일반 직장인 생활보다는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조건은 두 가지였다. 직업의 탄생 이유와 기계가 대체할 수 있는가 여부였다. 이 조건들을 토대로 이씨는 베이비플래너라는 신생 직업을 접했고 일반 베이비플래너로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는 성과와 경력을 인정받아 부장 직급에 많은 베이비플래너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베이비플래너의 A부터 Z까지 직접 경험한 이라감 부장이 직접 베이비플래너라는 직업을 소개했다.
-베이비플래너가 되기 위한 자질은.
우선 배려심과 친화력이 강해야 해요.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해야 하죠. 예비엄마들을 플래닝 하다보면 엄마의 취향, 성격, 경제 상황까지 고려해야 적합한 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들을 단순히 고객으로만 보지 않고 인간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분이 베이비플래너가 돼야 해요.
-어떤 조건이 베이비플래너가 되기 적합한가.
베이비플래너는 육아 경험이 있는 동시에 전문직으로 사회 복귀를 원하는 분들에게 최적화된 직업이에요. 그래서 현재 베이비플래너로 활동하시는 분들 중 25~50세의 여성이 많고 유치원 교사, 산후조리사, 교육 강사 등 전문적인 직업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베이비플래너라는 직업을 들어봤고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해외에서는 15~20년 전에 이미 베이비플래너라는 직업이 생겼고 각광받는 직업이에요. 해외에서는 1시간 상담에 약 15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해요. 변호사처럼 통화로 상담을 해도 비용을 내야 하고요. 베이비플래너도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켜 자격을 획득해야 하거든요.
-자격증 체계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나.
2급은 신규교육(아카데미)를 받으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어요. 하지만 1급은 달라요. 2급을 취득한 후 1년 동안 왕성하게 활동한 사람에 한해 1급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생겨요. 1급은 지난 5월에 첫 기수가 나왔어요.
-교육과 자격증 발급은 어떻게 이뤄지나.
베이비플래너 지망생들은 기본적으로 부모교육과 태교교육을 의무 수강해야 해요. 외부강사를 초빙하는 경우도 있고, 자체적으로 진행되기도 해요.
지난 1월과 5월에는 연세대학교에 출강하는 양진 교수가 외부강사로 부모코칭 자격증과정을 진행했어요. 이러한 교육은 전국 단위로 모이고, 가정주부들이 많다보니 단기간 내에 최대한 많은 지식을 전달한다는 효율성 차원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일정인 경우가 많고, 식사시간에도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도시락을 제공해요. 이같은 교육들을 받으면 부모코칭(교육)자격증과 태교강사 자격을 갖추게 됩니다.
베이비플래너 자격증은 별도의 시험이 있어요. 2개월마다 자격 검정 시험이 있는데 여기에 응시해서 합격해야 비로소 베이비플래너 자격증이 나와요. 단, 신규교육을 받은 플래너들은 지역교육과 실전교육을 이수하면서 베이비플래너로서의 활동도 할 수 있어요. 그러다가 검정자격시험이 있을 때 별도로 시험에 응시하면 됩니다.
-베이비플래너의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가 정규 근무시간이에요. 이 시간동안 엄마들을 만나거나, 산모교실,육아교실.플래너교실,외부강의 활동 등을 하며 플래너활동을 해요.
베이비플래너는 보통 하루 3~4명의 엄마들을 관리하죠. 만남이나 통화 혹은 신청 내용들을 정리하는 업무를 하면서 동시에 일주일에 적어도 10~15명의 엄마들을 소통하고 관리해요.
상담은 엄마 한 명당 30~40분을 권장해요. 40분을 넘기면 듣는 사람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더 길어지면 플래닝이 아니라 수다로 끝날 수 있어요.
-베이비플래너는 수입 구조가 어떻게 되나.
플래너들의 수입은 크게 산모교실과 육아교실, 외부강의를 통한 수입과 1:1맞춤 서비스를 통해서 발생해요.
그 중에서도 주요 수입원은 베이비플래너의 1:1맞춤 서비스에요. 엄마들에게 해당지역의 스튜디오, 뷔페, 산부인과, 조리원을 개인의 성향과 경제력에 맞게 제안하고, 계약 시에도 엄마가 원하는 스케줄로 일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물론 할인서비스와 사은품도 놓치지 않게 꼼꼼히 챙기죠.
업체 입장에서는 광고비용과 유통마진을 절감할 수 있으니 이 비용 일부를 베이비플래너들의 수수료로 연결해줘요. 즉, 중간마진이 없다보니 플래너의 수수료가 올라가는 거죠.
-베이비플래너로서 힘든 점을 꼽는다면.
가장 힘든 점은 본인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이 보살피고, 살림하고, 밖에서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이 많이 힘들어요. 그리고 또 다른 한 가지는 마음관리에요. 플래너분들이 만나게 될 분들은 예민한 상태의 엄마에요. 일단 임신을 하면 평소와는 다르게 많은 양의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감정 기복이 심하고 조울증 등의 증상이 종종 보여요. 그러다보니 플래너를 힘들게 하는 엄마들이 있어요.
-인기가 많아서 유령 업체도 있을 텐데.
베이비플래너가 수요층이 두터운 시장에서 활동하다보니 자격증을 취득하면 단독으로 활동하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추궁하지는 않아요. 워낙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정식 베이비플래너는 한국베이비플래너협회의 고유 코드가 발급돼요. 고객이 전화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을 요청하면 등록 여부를 공개합니다. 이 절차를 상담 전에 꼭 확인해야 해요. 플래닝 비용을 받고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는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거든요.
국내에서 베이비플래너는 아직 생소한 직업이다. 때문에 베이비플래너로서 제2의 경력을 시작하고 싶다면 베이비플래너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자신의 성향이 잘 맞는지, 경력을 쌓을만한 가치가 있는 직업인지 조사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 베이비플래너는 얼마나 많은 고객을 유치했는지에 따라 성과가 결정되는데 열심히 하더라도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팅이나 교통비, 식비 등 제반비용으로 인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