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하는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학교에서 사교활동을 막 시작하는 어린이들에게도 입냄새는 큰 스트레스입니다. 자고 일어나 엄마에게 입냄새가 나는지 물어보는 아이들이 많다는데요. 평소 구강을 청결하게 관리하고 입 안에 별다른 문제가 없음에도 입냄새가 있다면 몸 속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 지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주어야 합니다. 입냄새는 구강 자체의 문제 외에 몸 속의 문제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에서의 구취는 위에 열이 많을 때에 생긴다고 봅니다. 위장에 열이 있게 되면 위장 질환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입냄새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입이 잘 마르며, 머리나 얼굴 등을 포함한 상부 쪽으로 화끈거리거나 열이 뜨는 증상, 또는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구취는 변비가 있을 때에도 날 수 있는데, 원활하지 못한 배변으로 대장 속의 노폐물이 부패되고 유독가스가 생성되어 입냄새가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몸이 허약해서 발생하는 열인 허열이 있을 때도 구취가 발생합니다. 허열은 몸 속은 차지만 겉으로는 열이 나는 것을 말합니다. 즉, 몸은 달아오르지만 추위를 느끼게 되는 증상인데 두통 혹은 입안이 마르고 헐거나, 눈이 잘 충혈되는 증상이 함께 나타납니다. 이외에도 간이나 폐, 신장에 열이 있을 때, 그리고 원활하지 못한 신진대사로 인해 불필요한 노폐물인 담음이 쌓였을 때에도 발생합니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비염이나 축농증이 구취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얼굴뼈에는 부비동이라는 4쌍의 빈공간이 있는데, 비염이나 코감기로 인해서 오랫동안 코막힘이 지속되면 부비동에 농이 차서 염증이 생기는 축농증으로 발전합니다. 이때 콧속의 염증과 농이 입냄새를 유발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비염과 축농증을 치료하면 구취 역시 호전됩니다. 어른의 경우 식사를 불규칙적으로 한다던가 과식을 즐기고 기름진 음식,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구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입냄새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위열이나 허열, 코질환 등을 치료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강 청결이 가장 우선입니다. 칫솔질은 음식을 섭취한 후 3분 이내에 하는 것이 좋고 올바른 칫솔질로 입안 구석구석을 잘 닦아주어야 하며, 설태가 끼지 않도록 혀 표면까지도 닦아야 합니다. 평소 입안이 마르면 입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물을 충분히 마셔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건강한 성인은 보통 하루에 1000~1500ml 정도의 침을 분비하는데 대부분이 음식물을 씹을 때 분비됩니다. 침이 분비되지 않아 입 안이 마르면 구취는 물론이고 각종 염증, 잇몸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침 분비를 원활히 하는 방법으로는 동의보감에 나온 '연진법'이 있는데, 혀 끝을 윗잇몸에 대고 잇몸 전체를 마사지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입 안에 침이 고이는데 이를 삼켜주면 됩니다. '고치법'도 씹기와 침의 효과를 살린 운동법인데, 입술을 가볍게 다문 후 윗니와 아랫니를 서로 부딪혀 주는 것입니다. 한 번에 36회 정도 하면 치아 건강은 물론이고 침 분비를 돕고 머리도 맑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윗니와 아랫니를 심하게 부딪히면 이가 상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글 김소형 한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