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먼저 간다?!”
아이에게 ‘네가 말을 안 들으면 떠날 거야’ 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사용하고 싶지 않았던 건데, 바쁠 때는 저도 어쩔 수 없더라고요. 솔직히 이 말처럼 잘 먹히는 말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 제 딸과 집에 있는데, 아이가 안방으로 향하면서 그럽니다.
◆ ‘아빠 빨리 와! 안 오면 나 먼저 들어간다!’
헉! 역시 아이는 부모의 말을 배우네요. 거실에 있는 제게 빨리 오라며, 안 오면 자기 혼자 안방으로 들어가겠다고 엄포를 놓은 거죠. 순간 귀여워서 뭐라고 하지 생각했습니다. ‘아빠는 안 갈건데?!’ ‘조금만 있다 갈게. 놀고 있어.’ ‘그러시든지 뿡뿡’ 그렇게 여러 가지 대사들이 머리 속을 지나가고 있는데, 제 딸이 문 앞에 서서 저는 지켜보고 있는 겁니다.
‘아?! 지금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 “아빠가 지금 갈께!”
그렇게 후다닥 제 딸을 따라 들어갔습니다. 그 이후 아이의 말에 대한 저의 리액션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었어요. 제가 아이에게 하는 리액션도 아이가 보고 배우더라고요. 부모는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따라 주지 않으면,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어떻게 하는 것이 부모가 원하는 방식인지 모를 때가 많을 겁니다. 그래서 부모가 먼저 보여주자는 거죠. 부모는 아이의 말에 뭉그적대는데, 아이는 착착 움직여 주길 바라는 것은 자판기에 100원 넣고 생과일주스가 나오길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에게 일부러 말을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가 말이 늘어가듯, 부모가 아이의 말을 경청하고 성의 있게 행동하는 것을 보여주면 알아서 그 행동을 따라 할 겁니다. 말을 잘 안 듣는 아이, 부모도 말을 잘 안 듣는 어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방송인 이정수
2010년까지 다수의 연애
2011년 나쁜 남자 졸업
2013년 행복한 결혼
(現) 행복한 결혼에 대해 이야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