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임신하면 삭신이 쑤신다. 몸이 항상 통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한 폭탄이 되는 것이다. 사랑스러운 내 아이를 곧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고통을 덜어주지만 마음의 준비 정도는 미리 할 수 있도록 임신 중 느낄 수 있는 통증을 알아본다.
◆ 머리
임신하면 이전에 겪지 못했던 신체적 변화 때문에 긴장성 두통이 자주 나타난다. 새로운 환경에 호르몬 변화까지 생겨 긴장과 두려움이 반복되고, 이것이 두통으로 표출된다. 간혹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편두통도 있지만 대부분은 스트레스, 피로 등에 따른 긴장성 두통이 많다.
처방 따뜻한 차를 마신다. 명상을 하며 머릿속을 비우고 마음에 안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일상 생활에서 심한 불편함을 겪을 정도라면 타이레놀, 아스피린 등 임신 중 복용이 가능한 진통제의 도움을 받는다. 단, 사전에 산부인과 전문의와 반드시 상의를 해야 한다.
◆ 목
자세가 불안정한 임산부의 경우 목 통증을 자주 호소한다. 호르몬 분비로 가슴이 커지면서 주변 근육들이 전보다 더 늘어난 무게를 지탱해야 하기 때문이다.
처방 목을 구부려 거북목을 만들지 않는다. 핸드폰이나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면 계속해서 목을 숙이고 있어야 하므로 목 건강에 좋지 않다. 일정 시간 사용하다가 10~15분 정도 쉬는 시간을 갖는다.
◆ 아랫배
아기가 성장할 공간이 생기려면 엄마의 자궁이 커져야 한다. 이를 위해 자궁 주변 조직과 근육이 늘어나면서 임산부는 아랫배에 묵직한 당김 혹은 콕콕 찌르는 통증을 느낀다.
처방 무리한 운동이나 움직임을 피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노력하고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를 병행한다. 또한 규칙적인 자궁수축으로 인한 통증은 조기진통처럼 이상 증상일 수 있으니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손목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알려진 통증이 발생한다. 임신을 하면 근육과 관절을 늘리는 릴렉신 호르몬이 분비돼 손목 인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처방 손목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손으로 도구를 이용해야 하는 운동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특히 무의식 중에 자면서 손에 머리를 받치는 경우가 있는데 자는 내내 손목에 무리를 주는 행동이다.
◆ 눈
임신하면 신체 변화로 스트레스가 쌓여 면역력이 약해지고 눈떨림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처방 마그네슘과 비타민B를 충분히 섭취한다. 또한 눈의 피로도를 높이는 행동(장시간 TV보기,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 사용 등)은 가급적 하지 않는다.
◆ 골반
평소 다리를 꼬거나 반듯한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는 임신부들이 골반 통증을 많이 느낀다. 골반이 틀어지거나 비대칭일 경우 통증이 심하다. 출산이 임박하면 아기가 수월하게 나올 수 있도록 골반을 넓히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릴렉신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과정에서 통증이 유발된다.
처방 골반통이 심할 경우에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통증 완화 운동을 무리하게 하는 것보다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 발바닥
족저근막염이라고도 한다. 아기가 성장할수록 임산부의 배가 나오고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자연스럽게 양반걸음(팔자걸음)을 하는 등 특정 부위의 근육만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처방 굽이 없으면 발바닥이 덜 피로할 거라고 생각하고 플랫슈즈나 단화만 신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굽이 없는 신발은 지면을 밟았을 때 생기는 충격을 그대로 흡수하기 때문에 쿠션감 있는 운동화를 착용해야 한다. 또한 발가락으로 휴지나 머리핀을 집는 등 지속적으로 발 근육을 사용하고 단련한다.
◆ 엉덩이
이상근증후군이 나타난다. 장시간 책상에 앉아서 일을 하는 많은 직장인 예비엄마들은 근무하는 동안 대부분 엉덩이에 통증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힘들고 앞으로 걸을 때 고통스러워 하는 경우도 있다.
처방 서 있을 때 삐딱한 자세는 아닌지 거울로 살펴보고 교정한다. 50분 정도 앉아 있으면 10분 정도 일어나 걸으며 엉덩이 근육을 풀어준다.
◆ 다리
임신 중 체중 증가로 다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며 저림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운동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처방 일주일에 3~4회 30분씩 걷는 운동을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다리 부기가 사라진다. 잘 때 베개를 다리 사이에 끼우고 자면 자궁이 다리의 혈관을 덜 눌러 부기를 줄일 수 있다. 임신 중 체중 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도 다리가 큰 하중을 받아 붓지 않게 하려는 데 있다. 휴식할 때 종아리에 쿠션을 넣어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둔다.
◆ 허리
아기가 성장하면 예비엄마는 무거워진 배를 지탱하기 위해 허리를 앞으로 내민다. 이는 정상적인 척추 곡선을 지나치게 휘게 만들어 통증을 유발한다.
처방 일명 '고양이 자세' 등 허리 통증을 완화시키는 스트레칭을 틈날 때마다 한다. 체중관리도 중요하다. 갑자기 몸무게가 들어나면 허리에 부담이 가기 때문이다. 균형 잡힌 식단을 구성해 골고루 섭취해야 하지만 먹는 양을 많이 늘리지 않도록 하자.
위 기사는 <매거진 키즈맘> 5~6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매거진 키즈맘 구입처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도움말 최석주(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