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아래 조명을 비춰 그 위에 모래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샌드아트. 물감이나 크레파스를 이용한 미술놀이와는 달리 아이들이 쉽게 그림을 지우고 다시 그렸다를 반복할 수 있어 아이들의 미술·촉감놀이 도구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샌드아티스트 이범재 작가를 만나 샌드아트의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글 박세영 사진 남상욱(스튜디오씨)
모래와 빛을 이용해 이야기를 만드는 샌드아트 이범재 작가. 그는 샌드아트 공연을 통해 동화 속 이야기를 모래로 표현하 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듯 소통한다. 두 자녀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싶어 동화를 쓰기 시작한 이 작가는 글로만 전하 던 이야기를 샌드아트라는 공연을 통해 아이들과 직접 만나며 소통할 수 있어 큰 기쁨이라고 말한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이 '너무 잘 봤다', '감동적이었다'고 이야기할 때 '정말 내가 이것을 택하길 잘했구나' 하고 느껴요. 처음에는 마음 같이 되지 않고 너무 힘들어서 '이걸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인터넷에 있는 다른 작가들의 영상을 보며 그리는 연습을 시작했어요. 물론 그것도 쉽지 않았죠. 그림책을 처음 만들 때 생각도 나고요. 그림을 배우지 못한 내가 '제대로 된 책을 한 권이라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 힘들었던 적이 많았어요. 하지만 계속 연습하다 보니 어느 순간 그림이 제대로 그려지기 시작했고 이후 공연용 작품까지 만들 수 있게 되었죠"
이범재 작가는 샌드아트가 가진 매력이 무척 특별하다고 말한다. 샌드아트를 통해 아이들과 현장에서 직접 대화하며 소통의 폭이 무척 넓어진 것 또한 그 매력 중에 하나다. "샌드아트는 동그라미 하나만 그려도 빛과 모래가 어우러져 멋진 그림이 나와요. 남자 아이들의 경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도 많아요. 하지만 사실 남자 아이들이 그림 그리기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예요. 그림을 그리면 누군가 에게 보여줘야 하고 다른 친구들과 평가되고 비교당하는 것이 싫어서 그림을 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어른들이 원하는 예쁜 그림을 그리지 못해 친구와 비교당하면 자존심이 상하고 그림에 대한 자신감을 쉽게 잃어버릴 수 있어요. 하지만 샌드아트는 그럴 걱정이 없죠. 그리고 나면 금방 지워지기 때문이에요. 그려진 것을 쉽게 지우고 또 그릴 수 있어서 아이들이 잘 그려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고 그림을 남에게 보여주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걱정도 없으니까요"
아이들에게는 자유롭게 부담 없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모래는 흙이고 흙을 만지는 것은 누구에게나 편안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샌드아트가 아이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셈이다.
"엄마, 아빠가 인터넷이나 영상을 통해 먼저 배우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면 더욱 좋아요. 겨울에는 집 안에서 가족끼리 보내는 시간도 많은데 샌드아트를 통해 아이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종종 아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는 이범재 작가는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일상 속에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샌드아트는 어쩌면 그에게 동심을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소통 수단인지도 모른다.
◆ 동화작가 이범재 작가는?
아이에게 아빠가 직접 만든 그림책을 읽어주고 싶어 이야기를 쓰고 그림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1년 '소리괴물', 2013년 '누구지', 2014년 '혼자남은 착한 왕'을 출간하며 2년 연속 베베궁 창의언어 그림책 선정 작가로 선정돼 주목을 받았다. 현재 어린이도서관, 문화정보센터, 초등학교 등에서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강연을 펼치고 있다. 또한 샌드 아티스트로도 활동하며 아이들과 소통의 기회를 넓히는 중이다.
◆ 이범재 작가의 샌드아트 작품들
하늘을 달리는 산타클로스와 눈 내린 산 속 풍경
동화 속 상상의 동물
행복한 가족의 모습
위 기사는 <매거진 키즈맘> 1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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