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맘모델김예빈,(키즈맘DB)
사람의 혀에는 보통 1만 여개의 가느다란 세포가 모여 있다. 침과 섞인 수용액 상태의 물질이 미각세포를 자극해 특정한 맛을 느끼는 원리다. 아이의 미각은 어떻게 형성될까? 전문가와 함께 그 비밀을 풀어봤다.
미각은 혀에 분포하는 미뢰를 통해 짠맛, 단맛, 신맛, 쓴맛의 4가지로 구별되는 맛을 느끼는 감각을 말한다. 익숙하지 않은 음식은 맛이 없고 자주 접해본 음식이 맛있다고 느낄 수 있는데 아이들이 느끼는 정도가 심하다. 유아기에 한 번 형성된 식습관은 성인까지 이어져 편식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유전적으로 엄마 아빠의 성향을 닮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 부모가 만든 환경과 습관이 아이의 식습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인스턴트나 정크푸드 등에 자주 노출된 아이일수록 미각을 담당하는 미뢰 활동이 저하되므로 어려서부터 미각 교육에 신경써야 한다.
◆ 두뇌발달을 돕는 풍부한 미각 경험
뇌는 침을 분비하고 혀를 움직이며 턱 관절을 움직이는 과정에 체계적으로 지시를 내린다. 입을 통해 음식을 먹고 뇌에 자극을 주는 과정을 반복하며 두뇌 발달이 촉진되는 것.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뇌의 변연계에서 ‘좋다’, ‘즐겁다’를 인식하게 된다. 긍정적인 감정 경험은 아이의 정서를 풍부하게 하는 반면 정서나 인지 발달이 발달하지 못한 아이는 맛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새로운 음식에 대한 거부가 심할 수 있다.
◆편식하는 아이를 위한 미각 교육 포인트
1 억지로 음식을 먹이지 않는다
편식하는 아이들은 ‘푸드네오포비아’라는 낯선 음식에 관한 공포감이 크다.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이려 할수록 아이는 더욱 싫어할 수 있고 엄마와 사이도 나빠질 수 있다. 만약 아이가 시금치를 안 먹는다면 같은 영양소를 가진 다른 식재료로 교체하는 것도 방법. 고기를 싫어하는 아이가 생선이나 달걀을 잘 먹는다면 영양은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것이다. 편식하는 아이는 오감을 이용해 음식을 접하고 맛에 대한 개념을 익힐 수 있게 교육해야 한다. 아이가 만약 특정 음식을 거부한다면 감각 탐색, 요리 활동 등을 통해 아이가 그 음식에 대해 이해하고 좋은 인식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
2 아이와 함께 장을 본다
새로운 식품에 익숙해지게 하는 첫 번째 단계는 바로 낯가림을 없애주는 것. 이를 위한 푸드 브리지라는 단계별 접근법이 있는데 처음에는 5% 정도의 노출에서 시작해 90%까지의 강도 높은노출을 서서히 진행하여 식재료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때 활용하면 좋은 것이 함께 장보기다. 신선한 제철 식품들을 아이와 함께 고르면서 향을 맡고 모양과 색을 경험하게 되면 낯선 식재료에 대한 거부감을 없앨 수 있다.
3 새로운 재료는 아이가 좋아하는 조리법을 활용한다
아이들은 뚜렷한 입맛과 식습관이 생성된 시기로 새로운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이 때는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의 특징을 이용할 것. 만약 바삭한 튀김류를 좋아한다면 새로운 식재료를 바삭하게 튀겨주거나 부드러운 두부형태의 음식을 좋아한다면 다른 재료들을 부드러운 형태로 바꾸어 먹인다. 익숙한 맛에서 아주 조금씩 다른 맛을 첨가하여 맛을 서서히 바꾸어 가는 것도 방법이다.
4 식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식사를 할 때는 TV를 끄고 장난감을 멀찍이 치우는 등 아이의 주의를 자극할 만한 것을 최대한 줄여서 먹는 데 집중할 환경을 만들어준다. 안 먹겠다는 아이를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아이를 따라다니며 밥을 떠 먹여주는 엄마들이 있는데 이런 행동은 아이의 식사 습관을 더욱 망칠 뿐이다. 식사시간은 미리 정해두고 정해진 시간이 지났다면 과감히 밥상을 치운다.
도움말 = 김미리(바른 식습관연구소 대표)
김은혜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