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 머리를 살찌우고, 감성이 마음을 살찌운다면 인성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세상을 살찌우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감성이 중요하다고, 인성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남을 이기고 성공해야 한다고 아이들을 다그치지는 않았나요? 감성, 인성조차도 우리 아이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스펙의 하나라 생각되어 억지로 심어주려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인성은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고, 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모두 잘 사는 것입니다. 성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덕목입니다. 대다수의 책들이 성공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도구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도 그러한 목적으로 손에 쥐어 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작가로서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우리의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좋은 그림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마음을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예쁜 아이들이 자라서 더 아름다운 세상, 서로서로 더 나누고 배려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꿈꿔봅니다. 아이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계수나무 인성 그림책 7권을 추천해 드립니다.
◆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집
사진: 계수나무
혼자 먹는 밥보다 친구들과 함께 먹는 밥이 훨씬 맛있습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만 들여다본다고 걱정하시나요? 혹시 함께 놀 친구가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을 훨씬 즐거워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가장 큰 행복이지요. 혼자서만 맛있는 것을 먹고, 혼자서만 잘 사는 것이 무슨 재민가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집은 큰 집도, 멋진 집도 아닌 모두가 함께 사는 집입니다.
◆ 꼬부랑 할머니가
사진: 계수나무
내 자식이 가장 소중하지요. 내가 먹을 것은 남에게 줘도 우리 아이가 먹을 것은 남에게 못 주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을 둘러싼 많은 문제가 여기서 출발한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꼬부랑 할머니는 손주들에게 줄 먹을 것을 숲속 친구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손주들은 한 모 밖에 남지 않은 두부를 조금씩 나눠 먹겠죠. 하지만 더 소중한 것을 할머니에게 받지 않았을까요?
◆ 관계
사진: 계수나무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좋은 관계를 맺음으로 인생이 바뀌기도 하고 나쁜 관계로 인해 불행해지기도 합니다. 좋은 관계의 기본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서로 도와주며 함께한다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은 희생입니다. 그러나 일방적인 희생, 상대방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마음은 결국 관계를 깨뜨려버리게 됩니다. 서로 함께 해야지요.
◆ 씨시 혼자 앉아있어요
사진: 계수나무
세상에는 나를 즐겁게 하기 위한 유혹이 넘쳐납니다. 이를 뿌리치고 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참는 것이 남을 위한 것이라면 그 어려움은 두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남을 위한 배려, 봉사에는 결코 쉽지 않은 인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마음입니다. 그 마음을 갖고 있는 씨시가 참 예쁩니다.
◆ 누구지?
사진: 계수나무
이야기 속 숲속 마을은 참 아름답습니다. 눈 쌓인 풍경 때문이 아니라 동물 친구들의 착한 마음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지요. 작은 선행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듭니다. 내가 오늘 좋은 일을 한다면 그 일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며 돌고 돌아서 다시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까요?
◆ 혼자 남은 착한 왕
사진: 계수나무
선한 것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것이 선한 것이고 어떤 것이 그른 것인지 올바로 아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편견과 독선에 빠집니다. 올바른 마음에는 지혜가 따라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옳을 수도 있다는 마음, 남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마음을 우리 아이들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풀꽃
사진: 계수나무
사랑하는 것은 아름답게 보입니다.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보면 세상 모든 것이 또한 아름답게 보이겠지요. 세상을 아름답게 볼 줄 아는 아이는 행복한 아이가 될 것입니다. ‘풀꽃’은 세상을 어떤 눈으로 봐야 하는지,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예쁜지 나지막이 일러줍니다. 우리 아이들을 아름다움 가득한 세상을 볼 줄 아는 행복한 아이로 키워주세요.
*동화작가 아빠는?
이범재 작가
아이에게 아빠가 직접 만든 그림책을 읽어주고 싶어 이야기를 쓰고 그림책을 만들게 된 이범재 작가는 2011년 '소리괴물', 2013년 '누구지', 2014년 '혼자남은 착한왕' 출간하며 2년 연속 베베궁 창의언어 그림책 선정 작가로 주목 받았다.
미술을 한 번도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는 이범재 작가는 오히려 그림을 배우지 않은 것이 독특하고 창의적인 그림을 만들 수 있게 한 배경이라고 말한다. 현재 어린이도서관, 문화정보센터, 초등학교 등에서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강연을 펼치고 있다. 또한 샌드 아티스트로도 활동하며 아이들과 소통의 기회를 넓히고 있다.
입력 2016-11-17 16:17:15
수정 2016-11-23 13:4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