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맘 모델 박휘겸(키즈맘 DB)
부모들은 예술적 소양과 창의력,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 아이를 미술학원에 보낸다. 여기에는 아들, 딸 구분이 없다. 그런데 딸은 미술학원에 얌전히 잘 다니지만 아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아들은 미술 교육이 어렵다'고 단정짓기도 한다.
미술을 좋아하는데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구분이 있을까? 물론 아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남녀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이런 점을 알아두면 아이들이 미술과 친해지는데 도움이 된다. 혹시 아들이 미술학원에 가기를 싫어하는가?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남자 아이와 미술에 대한 궁금증을 일문일답으로 풀었다.
Q. 미술학원에서 선생님이 주제를 정해주면 싫어한다.
A. 미술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주제를 정해주면 그것을 거부하고 혼자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성향은 딸보다는 아들에게서 더 자주 나타난다. 자기 주도 성향이 강한 아이들로 선생님이 주제를 정해주면 주도권이 자신에게 없다고 생각해 흥미를 잃는 경우다. 이런 아이에게는 주제가 아닌 재료를 정해주면 간단히 해결된다. 만들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라는 말을 해주면 아이는 자신의 의견이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아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낸다.
Q. 아들이라서 그런지 점점 미술에 흥미를 잃고 미술학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쓴다.
A. 아들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한다. 미술 학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부모, 선생님에게 보여주며 칭찬과 인정을 원한다. 이런 아들이 미술학원에 가기 싫어한다면 학원에서 '바람직한 미술교육'을 주입하는데 원인이 있다. 동그라미는 구불거림이 전혀 없는 반듯한 모양이어야 하고, 색칠을 할 때는 여백이 남지 않게 꼼꼼히 해야 한다는 가르침이 아들에게는 잔소리로 들리고 거부감으로 다가온다.
Q. 둘째가 아들인데 첫째인 누나와 달리 그리기에 자신없어 한다.
A. 아들, 딸 구분없이 흰 종이에 무언가를 그릴 때 겁부터 먹는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진도가 느리다. 심한 경우에는 아예 아무것도 그리지 못한다. 이런 아이들은 '낙서'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시켜 줘야 한다. 낙서도 그냥 낙서가 아니다. 눈을 감고 그리는 낙서가 자신감 회복에는 더 효과적이다. 시각을 활용하지 못하니 표현과 움직임에 주저함이 없어져 재미있고 신나는 그림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것도 어려워하는 아이라면 무형의 주제를 그리라고 하자. 기쁨, 슬픔, 분노 등 감정에 관련된 주제는 아이의 창의력을 자극한다. 한 가지 주제에 연필, 크레파스, 파스텔, 물감 등 여러 미술 재료를 주는 것도 좋다.
Q. 아들이 미술 시간에 검정색을 많이 사용한다. 심리적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할까?
A. 실제 아동 발달 단계에 따른 색채 심리학에서는 검은색을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온순하고 순종적인 동시에 행동이나 심리가 지나치게 억압된 아이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남자아이의 망막은 생김새부터 구성 세포까지 여자아이와 다르다. 여자아이의 망막을 구성하는 세포는 컬러에 민감한 P세포인데 이는 노랑, 분홍, 연두 등 따뜻한 파스텔톤 색감에 반응한다. 반대로 남자아이의 망막을 이루는 M세포는 무채색에 민감하게 설계돼 있다. 그래서 아들이 스케치북을 온통 검은색으로 색칠하는 것을 두고 심리적인 이상 증세라고 단정짓는 것은 섣부르다. 좀 더 아이를 관찰하며 단순히 검정색을 좋아하는 건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는지 살펴보는 게 먼저다.
Q. 다른 아이들에게 지기를 너무 싫어한다. 미술에서도 협동이 아닌 경쟁을 하려고만 한다.
A. 남자아이는 유독 경쟁을 좋아한다. 그래서 큰 전지를 주고 힘을 모아 작품을 만들어보라고 하면 상대방과 경쟁하느라 작품을 완성하지 못한다. 협동심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남자아이가 가진 경쟁심을 억누르는 게 전부는 아니다. 해법은 서로 다른 공간에서 다른 내용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나이 차이가 있는 반이라면 어린 아이들에게 형은 공정한 경쟁 상대가 아님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참고=<우리 아들이 미술로 달라졌어요>(아트북스)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