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초등학생이 학원에서 목을 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사회에 충격을 줬다. 우리나라는 유니세프의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를 모델로 측정한 아동 행복지수에서도 수년째 OECD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4~7세 아이들은 행복이라는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지만, 행복하다는 말의 의미를 알고 지금 행복하다는 말을 곧잘 한다. 맛있는 음식이나 갖고 싶은 장난감을 사줬다든지, 놀이공원에 갔다든지 했을 때 등이다. 이때 아이가 이해하는 행복이란 주로 즐거운 감정이지만 자랄수록 행복의 의미가 구체화된다. 아이가 행복한지 알고 싶다면 다음 질문을 던져보자.
1. "우리 집 좋아?"
- "좋아요"라고 대답한 경우
집은 아이에게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있는 곳, 놀이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잠을 자고 밥을 먹는 곳 등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부모와의 사이에서 큰 문제가 없는 한 대부분의 아이는 집이 좋다고 말한다. 엄마에게 혼나거나 아빠가 내쫓는다고 윽박질러도 집을 떠나지 않는다는 점이 사춘기와의 큰 차이다. "맞아, 엄마도 00이랑 함께 집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해"라고 대답해 주자. 그리고 집을 그린 다음 색칠을 해 보고, 가족들도 한 명씩 그려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한다.
- "아니요"라고 대답한 경우
아이가 분명하게 집이 싫다고 대답을 했다면 그 이유를 찬찬히 생각해 봐야 한다. 가장 큰 이유는 부모의 불화다. 부모가 다투는 모습을 아이가 자주 봤다면 집을 좋아할 리 없다. 집이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는 엄마가 아이와 전혀 놀아주지 않는 경우다. 집이 재미없고 심심한 공간이라면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의 마음을 달래주려면 "엄마가 고치려고 하는데, 집이 싫은 이유가 뭐야?"라고 물어본다. 이때 절대로 아이를 추궁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엄마가 저랑 하나도 안 놀아주잖아요", "엄마는 동생만 사랑하잖아요" 등의 대답을 한다면 성공이다. 그러나 아이가 "그냥요", "몰라요" 등의 대답을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아이의 불만을 들여다보자. 집과 가족을 그림으로 그리게 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2. "언제 제일 행복해?"
아이는 막연하게 자신이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다가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어떤 상황에서 행복한지 뚜렷하게 깨닫기 시작한다. 이 질문을 통해 엄마가 칭찬해 줄 때,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엄마랑 놀 때, 친구랑 놀 때 등 아이가 언제 행복감을 느끼는지 파악해 보자. 아이의 대답을 들은 후에는 "또 행복할 때는 언제야?"든지, "~ 때 행복했구나. 엄마도 그럴 때 가장 행복해" 등의 말로 아이와의 교감을 이어나가도록 한다.
행복하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하면 "엄마는 00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싶어. 그래야 엄마가 도와줄 수 있어"라고 말해봐. 엄마가 정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기대가 생길 때 아이는 입을 연다.
3. "앞으로 바라는 게 뭐야?"
이 시기의 아이는 자신이 소망하는 모든 것을 쉽게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아이들이 대통령, 연예인, 축구선수 등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이유다.
아이가 가지고 싶은 장난감이나 먹고 싶은 음식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엄마가 먼저 물어봤으므로 실제로 사준다. 다만 아이에게 딱 하나만 고르도록 해 원하는 것을 모두 갖지는 못한다는 점을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
엄마아빠가 앞으로 더 잘해 줬으면 좋겠다는 대답을 한다면 추가 질문을 해 구체적인 바람을 들어보는 편이 좋다. 야단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칭찬을 더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등의 말에는 "그래, 앞으로는 칭찬을 더 많이 해 줄게. 00이도 더 잘할 수 있지?" 등의 말로 엄마와 아이 간의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장래 희망을 이야기한다면 부모의 영향인지 스스로 생각해 냈는지 따져봐야 한다. 이 시기에는 특정한 직업보다는 '남을 도와주는 사람', '착한 사람', '튼튼한 사람' 등으로 특성을 말해 주는 편이 좋다. 현실적인 이야기는 아이가 더 자란 다음에 해 줘도 좋으니 아이가 지금 당장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자.
"없어요", "몰라요" 등의 대답을 하는 아이는 대부분 깊이 생각하기 귀찮아하는 성격이다. "그래도 혹시 하고 싶거나 갖고 싶거나 되고 싶은 것 없어?"라고 추가 질문을 해보자.
<참고: 지금 내 아이에게 해야 할 80가지 질문(수작걸다)>
노유진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