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와 마트에 온 5살쯤 돼 보이는 한 아이가 한 장난감을 사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부모는 처음엔 '안된다'며 거절하지만 아이는 장난감을 손에서 떼지않고 떼를 쓰다가 급기야 마트 바닥에 드러눕고 소리내어 울기 시작한다. 주위 시선이 따가웠던 부모는 우는 아이를 향해 말한다. '이번 한번 뿐이다. 다음번엔 안사줄꺼야. 알았지?'라고 다짐을 받는것도 잊지 않는다.
아이는 알겠다고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자리를 떴지만 과연 다음에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아이는 '장난감을 사달라'는 1차 요구에는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었다. 하지만 더욱 큰 울음과 땡깡을 부린 끝에 그토록 원하던 장난감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아이가 이날 마트에서 학습한 것은 '갖고 싶은 것은 한번에 가질 수 없다. 안된다고 할때 울고 떼를 써야 얻을 수 있다. 부모님은 내가 떼를 쓰면 주위 시선을 의식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사주신다'는 결과물이다.
아이에게 입으로는 '안돼'라고 말하지만 행동은 전혀 다르게 하는 부모들이 많다. 울고 떼를 쓰자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던 아이에게 '안돼'라는 말은 '원하는게 있다면 더 크게 울어야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전병호 교육컨설턴트는 만족지연능력, 즉 자기통제능력이 잘 발달된 아이들은 자라면서 자기 확신을 가지게 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훨씬 잘 대처한다고 조언한다.
부모의 무조건적인 허용과 방임은 아이 스스로 욕구를 자제하는 능력을 키우지 못하게 하고, 만족을 지연시키는 방법을 모르게 만든다는 것.
부모는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 과감하게 "안돼"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아이가 당장 "안돼"라는 말을 듣고 받게 될 상처는 아이가 미래에 받게 될 상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자기 생각만 고집하고 자기 마음대로만 행동하는 아이는 이해심이 많을 수 없고, 아량이 넓을 수 없다. 부모는 아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사랑으로 덮어주려 해서는 안된다. 독립적인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아이들을 지나치리만큼 강력하게 제한할 줄도 알아야 한다.
엄마의 "안돼"라는 말은 주변의 무리한 요구에 휘둘리지 않고 일정한 선을 긋겠다는, 아이에 대한 지나친 욕심을 버리겠다는 의지다. 엄마에게 "안돼"라는 말을 들을 때 아이들은 속상해하지만 자라면서 반드시 들어야 할 말이다.
아이가 36개월이 넘으면서 점점 자기주장이 강해질때는 아이앞에서 엄마의 착한 본능이 아니라 똑똑한 본능이 필요할 때다.
아이에게 “안 돼!” “멈춰!” “그만” “지금은 안 돼”라는 말은 망설임 없이 해야 한다. 아이에겐 한계선을 설정해 주는 것이 필요한데 원하는 것을 조금 늦게 손에 넣더라도 이를 참고 기다리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한계선 설정에 따른 지나친 변명은 아이에게 필요 없다.
"안돼"의 의미가 "안돼" 본연의 역할을 다하려면 부모가 이를 번복하는 행동을 스스로 자제하는 절제심이 필요하다. 안된다고 한번 내뱉은 말은 끝까지 힘들어도 지켜야 반복을 통해 아이 스스로 자제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
다만 부모가 귀찮다고 해서 생각도 해보지 않고 습관적으로 "안돼"라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모 스스로 판단해보고 단호하게 "안돼"라고 말해야 할때와 아이를 보듬을 때를 구별해내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똑똑한 엄마는 NO라고 말한다, 초등 전에 키우는 내 아이의 가능성
이미나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