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밥상 머리 교육’에 대한 키워드가 눈길을 끈다. 유대인의 자녀 교육 방법에서 등장하는 말 중 하나인데, 말 그대로 밥상머리에서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소리다. ‘요즘같이 바쁜 시대에 밥상머리에서 교육이라니?’라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될 것이다.
식구(食口)란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우리 조상들은 유년 시절부터 조부모, 부모, 형제자매가 늘 함께 식사를 하곤 했다. 따라서 ‘밥상’은 단지 끼니를 때우는 식사 본연의 목적뿐 아니라 예절과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곤 했다.
기본 원리는 이렇다. 우선, 어른이 수저를 들기 전에 먼저 수저를 들지 않는 행동에서 예절을 배울 수 있고, 가족간의 나눔과 소통을 통해 공동체의 질서를 돈독히 하며 어휘력도 길러나갈 수 있다.
‘가족 식사’는 자녀를 똑똑하게 만든다. 컬럼비아 대학 연구진이 청소년 12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아이들이 A학점을 받는 비율이 더 높았다고 한다. 미국의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나 인도 출신 여성 경영인이자 펩시콜라 회장인 인드라 누이, 전 스타벅스 회장인 짐 도널드의 경우에도 밥상 머리 교육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밥상머리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기본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함께’ 식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밥을 먹기 전 감사 인사를 하도록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또 그날 자녀가 읽었던 책에 대한 내용이나 유치원 혹은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물어보는 등 자녀와 끊임없이 대화하려는 부모의 노력도 필요하다.
◆밥상 머리에서는 아이 성향에 따른 맞춤 교육도 가능하다
밥 먹는 스타일을 보면 아이의 성향이나 심리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밥상머리에서 아이가 하는 행동에 따라 맞춤 교육이 가능하다.
1 먹는 걸로 장난치는 아이
생후 12~36개월은 아이가 스스로 음식을 먹기 시작하는 나이다. 이때는 아이 옷이 더럽혀질 각오를 하고 숟가락을 쥐어주자. 입으로 들어가는 게 반, 흘리는 게 반이라 답답하겠지만 많은 실수와 반복을 거쳐야만 자기 손으로 잘 먹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칼과 포크처럼 위험한 물건을 제외하고 어느 정도 허용해줄 것.
2 남의 음식에 욕심내는 아이
자기 음식을 다 먹고도 남의 음식에 탐을 낸다면 소화 기능이 좋거나 유난히 음식 욕심이 많은 아이다. 이 경우 음식을 골라 먹거나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영양분을 과다하게 섭취해 소아 비만이 될 수 있으니 식사량과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간혹 애정결핍으로 식탐을 보이는 아이도 있으니 정서적인 부분에는 문제가 없는지도 체크할 것.
3 자주 사레에 걸리는 아이
성질이 급한 아이에게 자주 발생하는 경우다. 음식 뿐 아니라 음료를 마시다가도 자주 사레에 걸리니 먹기 전에 미리 천천히 먹으라는 주의를 줄 것. 사레에 걸리면 등을 두드려 기침을 하도록 도와주고 물을 마시게 해 진정시킨다.
4 음식을 씹지 않고 물고만 있는 아이
생후 12~24개월 아이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 부드러운 유아식에 익숙하기 때문에 질감이 있는 음식은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없어지기는 하지만 자칫 버릇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따끔하게 주의를 주는 편이 좋다. “계속 물고 있거나 뱉으면 더 이상 주지 않을 거야”라고 말한 다음 아이의 반응에 따라 대처할 것. 간혹 배가 불러서 그러는 경우도 있으니 식사량도 잘 살핀다.
5 돌아다니면서 먹는 아이
생후 36개월 이전 아이는 전두엽이 발달하지 않아서 충동을 조절하기가 힘들다. 때문에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밥을 먹는 일이 힘들게 느껴진다. 식사 중 돌아다니는 아이의 버릇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배가 고파 밥을 먹고 싶도록 만들어야 한다. 식사 사이의 간식을 모두 끊고 정해진 자리에 앉았을 때만 밥을 줄 것.
키즈맘 최주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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