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의 임신기간 동안 임산부들이 겪는 고민중 하나는 바로 '헤어스타일'에 대한 고민.
엄마이기 전에 한 명의 여성으로서 10개월 동안 헤어를 방치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염색이나 파마를 해서 헤어를 관리하자니 혹시 뱃속의 태아에게 해롭지는 않을까 걱정이 깊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임신 중 염색과 파마에 대해 고민하는 임산부들을 위해 산부인과 전문의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류지원 미래아이 산부인과 원장은 "임신 중 염색과 파마의 유해성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자료나 레퍼런스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두피는 피부 중 흡수율이 높은 부위이기 때문에, 두피를 통해 흡수된 파마약이나 염색약은 태아에게도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혹여나 머리카락의 밑 부분에만 컬을 넣는 등 두피를 직접적으로 건드리지 않는 파마는 괜찮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두피에 화학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시술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는 것. 염색약과 파마약에는 파라벤을 비롯한 다양한 화학물질이 들어있는데, 이는 엄마의 신체를 통해 태아에게도 축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06년 영국의학저널에 보고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염색약에 함유된 PPD(파라페닐렌디아민) 성분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PPD는 빠른 염색을 도와주고 염색의 지속력을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강력한 항원성으로 인해 접촉성 피부염과 두피질환 및 알레르기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피부가 약하거나 아토피 피부, 혹은 피부 염증을 가진 임산부는 염색을 경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접촉성 피부염은 유사한 자극이 생길 경우 쉽게 재발하곤 하는데, 피부염을 일으키는 염색제가 머리카락에 남아있는 한 계속해서 피부를 자극할 수 있다. 즉 머리카락이 자라서 염색약이 스며든 부분을 자르기 전까지는 피부염을 유발하는 물질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피부에 자극을 주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한 부작용은 두피나 염색약이 닿은 부위에 염증이 생기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를 방치하게 되면 물집이나 두드러기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증상은 두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두피 뿐만 아니라 얼굴, 목, 귀 등에도 발생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특히 두피와 모발이 민감한 임산부들에게는 여성 탈모를 촉진하는 직접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류지원 원장은 "임산부에게 영향을 끼치는 화학물질들이 태아에게 있어 당장 혹은 추후에 어떤 문제를 야기할지에 대해서는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기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임신 중 시행하는 파마와 염색 시술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편이다. 또한 천연염색약이나 천연파마약도 결국 화학제품이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에 역시 시술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 류지원 미래아이산부인과 원장
키즈맘 강정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