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Infant care
엄마들이 직접 밝힌 다둥이 자녀의 장점 vs 단점
입력 2017-01-13 09:50:00 수정 2017-01-18 10: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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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많을수록 삶의 질이 높고, 특히 세 자녀를 둔 가정의 만족도가 가장 높다고 한다. 딸 셋, 아들 셋을 키우고 있는 엄마들에게 들어보는 다둥이 육아 이야기.

노유진


연세대 의대에서 조사한 결과 자녀가 둘인 부모 삶의 질을 100점으로 봤을 때 자녀가 한 명이면 2.5점 떨어지고, 자녀가 없으면 9.3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자녀가 셋이면 1.1점 올라 삶의 질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다둥이 엄마들은 아이가 한 명에서 두 명이 됐을 때보다 두 명에서 세 명이 됐을 때 지옥이 찾아온다고 말한다. 세 아이를 키우게 되면 첫째도 아직 어린데 그 아래로 둘째와 셋째까지 돌봐야 해 엄마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어진다. 게다가 세 아이 모두 성향이 달라 아이별로 다른 양육법을 적용해야 한다. 세 아이를 키울 때는 엄마가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세 아이에게 모든 것을 똑같이 나눠 줄 수는 없다. 장난감 등 갖고 싶은 물건이 세 개보다 적으면 처음에는 아이들이 싸우기도 하겠지만, 점차 자랄수록 양보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남편의 육아 도움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내가 셋째를 돌볼 때 남편이 첫째와 놀아 준다든가, 두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면 아내의 육아 스트레스가 훨씬 줄어든다. 특히 자기 전에 온몸으로 뒹굴며 놀면 일찍 잠자리에 든다는 장점까지 있다. 세 아이를 키우면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서로 친구가 되는 것은 물론, 동생을 돌볼 때 첫째와 둘째가 도와주거나 자기들끼리 어울려 놀면서 엄마의 일을 덜어준다.

한번 구입한 장난감이나 옷을 버리지 않고 물려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단순히 아이를 돌봐준다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교감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아이가 세 명이지만 하루에 단 몇 분이라도 아이들 각각에게 집중하는 일을 잊지 말자. 특히 엄마가 세 아이 위에 군림하는 독재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다둥이 엄마들에게 들어 본 육아 이야기

김보화 유서영(8세), 유서진(6세), 유서은(5세)의 엄마
황효비 양온찬(6세), 양온유, 양온규(3세)의 엄마

원래 셋째까지 낳을 계획이 있었는지

YES 김 네. 처음 결혼할 때부터 셋째까지 낳을 계획은 있었어요. 첫째와 둘째의 터울을 2년 두고 셋째는 그 이상 터울을 두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둘째와 셋째가 연년생이 되어 버렸네요.

NO 황 전혀 없었습니다. 큰애 키우면서 고생하다 보니 둘째 키울 자신도 없었는데, 남편의 주장으로 둘째를 가지게 됐어요. 8주에 심장소리를 들으러 갔는데 가족력도 없는 제가 이란성 쌍둥이를 가졌다는 거예요. 사실 그때 울어버렸답니다. 성별 확인할 때 둘 다 아들이란 말에 두 번 울었어요. 그렇게 전 반강제적으로 다둥이 엄마가 되었습니다.

딸(아들)이 셋이라고 밝힐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일단 어르신들은 아들을 하나 더 낳아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고, 주변 또래 맘들은 부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죠. 아이들끼리 너무 잘 노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하더라고요.

친정 식구들이 너무 안쓰러워하세요. 전화할 때마다 늘 걱정하시죠. 친구들은 “네 앞에서 힘들다는 소리 못하겠다. 대단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척 세우죠. 길을 가다가도 엄마가 힘들겠다며 안쓰러워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든든하겠다며 다독여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제일 싫은 반응은 딸이 없어서 어떡하냐 는 말이에요. 아들이 어때서요!

남편이 육아를 많이 도와주나

YES 김 회사 일이 바빠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하고요. 육아를 많이 도와주는 편입니다.

SOSO 황 사실 첫째 키울 때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아이가 엄마 껌딱지이기도 했지만요. 그런데 쌍둥이가 태어나니 신랑이 많이 변하더라고요. 일찍 들어오는 날에는 설거지는 기본이고 쉬는 날에는 청소며 이불 털기까지 싹 해 준답니다. 그리고 쌍둥이가 아빠를 매우 좋아해서 잘 놀아줘요.

세 아이를 키우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집 김 첫째와 둘째가 막내를 처음 만났던 날이에요. 아직 어린 아이들인데도 동생이라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만져보고 예쁘다고 말하던 때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막내가 신생아라서 가만히 누워있기만 할 때도 옆에서 책 읽어준다고 하고 이야기해 주고 노래해 주고 춤추던 모습이 너무 예뻤던 기억이 나요.

밖 황 사람들의 반응이에요. 처음 아이들을 보면 반응이 거의 비슷하더라고요. “쌍둥이에요?”, “형이 또 있네?”, “셋 다 아 들이에요?”, “아이고 쯧쯧쯧”. 아니 어디서들 단체로 교육받으셨는지. 반응이 다 비슷하니 이젠 재미있어요.


육아 철학이 있다면

독립심 김 아이들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스스로 하게끔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모든 일은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습관화하려고 노력하는 중이고요.

서열 황 아들이 셋이라 서열 정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예를 들어 쌍둥이가 형의 장난감을 부수거나 뺏을 때도 쌍둥이를 혼내고, 이 장난감은 형이 너희에게 빌려 주는 것임을 꼭 알려줘요. 그래서 형이 없을 때 형 장난감을 가지고 놀더라도 형이 오면 알아서 돌려주기도 한답니다. 큰애에게는 가능한 “니가 형이 니 양보해라”라는 말은 하지 않으려고 해요. 본인이 원해서 동생이 둘이나 생긴 것도 아닌데 양보만 해야 한다면 얼마나 속상하겠어요. 부득이하게 양보를 요구해야 할 때는 충분히 설명을 해주고 아이의 의사를 물어봐요. 웬만하면 선심 쓰며 양보해 주기도 하는 데 절대 안 된다고 하면 동생들에게 포기하게 하죠.

아이가 셋일 때의 장점은

아이들끼리 너무 잘 지낸다는 점이 보기 좋아요. 작은 사회를 미리 경험할 수 있다고나 할까요. 서로를 다독이기도 하고 위하기도 하고, 나름대로 서열도 있죠. 유치원이나 학교에 갔을 때도 아무래도 혼자 지낸 아이들과는 다른 면이 있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도 크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도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쌍둥이가 어릴 때는 좋은 점이 없었는데 어느 정도 커서 놀이상대가 되니 셋이서 아주 잘 놀아요. 제가 다른 일하고 있을 때 큰 애가 쌍둥이랑 놀아 주기도 하고, 울면 웃겨 주기도 하고 잘 돌봐 줍니다. 잠시 집을 비울 일이 있을 때도 셋이 같이 있으니 안심이 돼요.

아이가 셋일 때의 고충은

한 아이가 아프면 나머지 아이들도 한 명씩 연달아 아프게 된 다는 점이에요. 큰애가 감기에 걸리면 하루만 앓고 낫는데 둘째와 셋째로 옮겨가면 더 심해져서 아이들이 오래도록 아파요.

저는 운전을 못해서 아이 셋이 동시에 아프면 병원 가기가 무척 힘들어요. 아픈 아이를 걷게 하기도 힘들고, 셋을 데리고 버스 타기도 매우 힘들어요.

아이가 한두 명인 집이 부럽다고 느껴질 때는 없는지

한 아이에게만 집중적인 지원을 해주지 못해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 집도 아이가 하나였다면 그 아이만을 위해 온전히 무언가를 해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곤 하죠.

아이를 데리고 공연이나 전시회 등을 자주 가는데요. 데리고 오지 못한 다른 아이들 때문에 급하게 집에 가야 할 때 아이에게 포기를 강요하게 되는 점이 미안해요. 금전적인 문제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적어진다는 점도 그렇죠.


첫째, 둘째, 셋째 모두 성격이 다를 것 같다

첫째는 호기심이 많고 집중력이 강해요. 또 조용하면서도 리더십이 있습니다. 둘째는 밝고 애교도 많고 웃음이 많은 반면 겁이 많기도 하구요. 셋째는 활발하고 당차고 애교가 많습니다.

첫째는 겁이 많고 예민한 성격이에요. 민감하고 엄마에게 많이 의지하는 편이죠. 하지만 장남답게 생각이 깊어요. 둘째는 삼형제 중 가장 까칠하답니다. 신경질적이고 뺀질뺀질거리지만 애교가 제 일 많아요. 막내는 삼형제 중 가장 순둥이예요. 애교도 많고 웃음도 많아서 개인적으로 제일 귀여워하고 있습니다.

출산을 망설이는 부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이들이 있는 생활과 없는 생활은 정말 차이가 커요. 만약 내 인생에서 이 아이들이 없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거든요. 아이들 덕분에 제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고, 삶이 윤택 해진 것 같아요. 아이 하나로 미소 짓는 순간도 많으니까요.

사실 아이를 낳는다는 건 한 생명을 책임져야 하기에 두렵고 신중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제 자신을 너무 사랑해 아이 낳는 일을 많이 망설였어요. 그런데 친구 아이와 아무리 놀아줘도 오로지 엄마만을 바라보는 애정이 너무 부러워서 아이를 낳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제 부모의 품을 떠난 제게 누가 그만큼의 애정을 쏟아주겠어요. 물론 아이의 애정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고 나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지만, 아이는 그 100배 200배의 기쁨을 채워준답니다.

이 기사는 육아잡지 <매거진 키즈맘> 1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입력 2017-01-13 09:50:00 수정 2017-01-18 10:20:01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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